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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 기업과 지역의 새로운 모델을 찾아서 ㅣ SERI 연구에세이 94
양준호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연일 일본의 지진 뉴스로 매우 슬픕니다.
저는 2009년 처음 도쿄여행을 한 후 일본에 대해 조금씩 호감이 생겼습니다.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으로나 일본과 우리는 많은 인연을 가지고 있지요.
불편한 감정도 있고 말입니다.
하지만 모든 것을 다 비워버리고 일본을 바라보니 배울 것이 많이 보이더군요.
특히 저는 교토에 관심이 많습니다.
멋쟁이들의 도시로 통하는 도쿄와는 다른 엉뚱한 고집쟁이들의 도시인 교토 말입니다.
지난해에는 차곡차곡 쌓아두었던 교토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간사이지역을 여행했었습니다.
몇몇 책을 읽고 떠났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이 책이었습니다.
교토에는 훌륭한 문인들이 많기로 유명합니다.
정성스럽게 가꾸어진 교토의 정원들을 바라보면 아름다운 문구가 술술 흘러나올 것 같기도 합니다.
그림같은 풍경과 그와 어우러지는 문학은 그럴 듯 하지요.
그런데 재미있게도 그 예술적 기운이 감도는 교토가 훌륭한 기업들의 본사가 모여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대부분이 알고 계시는 '닌텐도'와 한때 '일본전산 이야기'라는 책으로 유명세를 치뤘던 '일본전산'의 본사가 교토에 있습니다. '재미있고 엉뚱하게' 라는 기업문화를 가진 '호리바제작소'와 아메바조직을 이끄는 '교세라'를 비롯하여, 니치콘, 옴론 그리고 무라타제작소 등이 교토에 본사를 둔 교토 출신 기업입니다.
지금은 규모가 커진 곳도 있지만 이들은 모두 기술을 바탕으로 한 중소기업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한창 성장의 가속도가 붙을 때 벤치마킹했던 기업은 도요타, 소니, 혼다, 마쓰시타 같은 대기업이었죠.
사실 저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니치콘이나 옴론, 무라타제작소 같은 기업을 잘 몰랐습니다.
그런데 책에서 소개된 이들은 모두 직접 보이는 제품은 아니지만 꼭 필요한 제품들을 생산하는 알짜기업이더군요.
작지만 강한 교토 기업들이 교토를 본거지로 삼고 있는 이유는 여러가지 겠지만.
몇가지를 꼽아보자면.
교토는 오랜기간 일본의 최고 네임밸류를 유지하고 있는 도시입니다.
따라서 글로벌 비즈니스에 적합한 곳이죠.
곳곳에 관광 유적이 있고 아름다운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구요.
교토대학을 비롯하여 많은 대학이 포진하여 지적인 인프라가 풍부한 점도 큰 장점입니다.
교토대학은 노벨상의 메카로도 불린다고 하지요.
더불어 보수적인 이미지와는 다르게 개방적인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교토 출신이 아니더라도 교토에서 뿌리를 내린 벤처기업들이 상당히 많다고 하니말입니다.
기업간의 상생의 전통도 한 몫 거든다고 하구요.
이 책에서 소개하는 일곱개 기업의 특징을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데.
각 기업만의 특수한 기술을 끊임없이 발전시킨다는 것.
무리한 비즈니스 확장을 하지 않는 다는 것.
혁신과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장려한 다는 것.
경영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
자신들이 세운 가치관을 지속적으로 지켜간다는 것.
등이었습니다.
이로서 중심인 도쿄가 아니더라도 지역 고유의 기업들이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케이스가 만들어진 것 입니다.
제 두눈으로 본 교토는 이 책에서 읽은 것 처럼 재미있고 튼튼한 에너지로 꽉 찬 곳이었습니다.
우리에게 여러가지로 배울 점이 많은 곳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피해가 어서 복구되고 여진의 피해는 없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성실하고 부지런한 그들의 저력으로 모두 다 극복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