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히 자극적인 제목을 가진 이 책은 두께가 보통책의 2배를 거뜬이 넘는 묵직한 책입니다.
두명의 저자는 영국인 데이빗 매리어트와 캐나다인 칼 라크루와인데,
상당히 오랜 시간을 중국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글로 표현하는데 투자한 것 같습니다.
책의 제목처럼 저자들은 중국이 세계의 패권을 쥘 수 없는 근거를 31가지나 풀어놓고 있습니다.
방대하고도 깊은 내용이라 선뜻 한번에 읽어지지 않더군요.
제가 책읽는 속도가 빠른 편인데 이 책은 정복하기 좀 힘들었어요.
그래서인지 완독하고 나니 뿌듯함이 있네요.ㅎ
저자들의 폭로
유구한 역사와 거대한 문화를 가진 대륙, 중국.
이 책의 목적은 그들에게서 풍겨져 나온 자연적이거나 혹은 인공적인 차이나 판타지에 대한 현장 보고서 입니다.
어쩌면 예상되어왔던 혹은 충격적인 중국의 실상을 낱낱히 공개하고 있습니다.
31가지나 되는 이 근거들은 크게 두가지 방향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부정적 실상, 그리고 다른 하나는 외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부정적 실상입니다.
이 체계적인 31가지의 정리를 통해 중국이 가진 환상이 결코 현실이 될 수 없음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진상국가의 실상
내부적으로 중국은 통제와 억압의 정치를 통해 체제를 유지하며 사회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들 사회의 곳곳에서 언론을 통제하며 인권을 유린하는 현장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고 합니다.
통제를 통해 이끌어지는 사회 속에서 사람들의 창의적인 활동이 일어날일이 만무하지요.
사회자체는 마치 '안정'을 유지하는 듯 쥐죽은듯 조용할 수 있겠지만,
그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온갖 부정부패와 분노의 씨앗이 미래에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아무도 알수가 없는 노릇입니다.
범지구적 문제아 중국
외부적으로 중국은 대만의 주권을 인정하지 않으며, 그들이 하나의 국가로 활동할 수 없도록
온갖 방법을 사용하여 전세계의 국가들을 상대로 추잡한 로비를 벌이고 있음을 고발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티벳에게도 동일한 탄압과 만행을 저지르고 있는데,
문제는 안타깝게도 국제사회가 이러한 중국의 만행을 적극적으로 반대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각국가의 이해관계와 경제문제가 얽히고 섥힌 가운데 대만, 티벳를 비롯한 중국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수 많은 피해국들이 속출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경제개발을 빌미로 한 그들의 아프리카 진출은 아프리카에 번영과 성장이 아닌
부패의 씨앗을 퍼트리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그들은 그들의 이익을 챙기기만 하고 막상 아프리카의 발전에는 큰 관심이 없는 듯한 행보를 보여왔습니다.
경제적 이익이 우선이며 그들의 발전을 돕기위한 어떠한 업적도 찾아보기 힘듭니다.
그 밖의 문제들
이외에도 중국은 거대한 나라답게 거대한 문제들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의 '짝퉁' 제조국으로 각종 문제를 만들고 있으며, 세계 최대 쓰레기 생산국이며, 온갖 오염의 온상이었습니다.
산아제한 정책으로 초래된 각종 문제들은 끝이 없어보이고, 절대 빈곤층의 빈곤 상태가 무척 심각해 보입니다.
뿌리깊은 남아선호 사상으로 초래된 각종 범죄들과 높은 자살률은 차이나 판타지의 그림자를 만들고 있는듯 보입니다.
이것이 진실인가
책을 읽는 내내 불편하고 우울했습니다.
두 서양인이 폭로한 중국은 마치 지옥같았거든요.
위정자들은 부정부패를 일삼고, 인권은 지켜지지 않으며, 산아정책으로 아이들은 끊임없이 낙태되고,
티벳의 문화와 공동체를 파괴하고, 대만에게 압박을 가하고 고립시키고 있으며,
각종 환경오염을 유발하고 성장을 빌미로 너무나 많은 사람들의 희생을 요구하고 있었습니다.
이게 정말 진실인가요?
중국에는 정말 철학과 정신을 이어받은 창의적인 지식인의 활동이 없단 말입니까?
이것이 과연 세계를 이끌어가고 있는 거대한 제국 중 한 곳의 실상이란 말입니까?
막연하게 떠올려왔던 차이나 판타지는 아니더라도 그래도 어떠한 긍정적인 부분은 없단 말입니까?
정말 슬펐습니다.
두 서양인은 중국 마치 썩어가는 생선처럼 묘사하고 있었습니다.
답답하고 또 막막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게 가장 아쉬웠습니다.
중국 낙관론을 반박하는 31가지 근거만 읽고나니 암울한 기운만 잔뜩 얻었어요.ㅎ
문론 책의 의도와 목적이 근거를 대는 것이었으니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말이에요.
평범한 분들이 자의적으로 이 책을 선택하실 일이 얼마나 될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중국이라는 나라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으시다면,
혹은 세계 경제와 역사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읽어볼만 한 책입니다.
다만 좀 우울하니 각오는 하셔야할 듯.
균형있는 시각을 위해서 중국의 낙관론을 지지하는 저자들의 책을 함께 읽으면 좋겠네요.
당장 가까운 이웃나라로서 이것저것 많은 생각이 몰려옵니다.
저자들이 서양인이라 더 부정적으로 근거를 피력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해보고요.
하지만 생각해보니,
주변에 아직은 (지금은 안티가 많긴하지만) 미국의 시민권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있어도,
중국 시민이 되고싶어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네요.
이런게 객관적인 근거가 될 수는 없겠지만 말이에요.
또 한번 느끼는거지만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 국민의 권리가 충분히 보장되는 사회가
건강하고 행복한 국민, 그리고 나아가 세계를 만든다는 걸 명심해야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