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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코리안 델리 - 백인 사위와 한국인 장모의 좌충우돌 편의점 운영기
벤 라이더 하우 지음, 이수영 옮김 / 정은문고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한국인 이민 2세 개브와 결혼한 미국인 벤.
청교도의 후손으로 전형적인 중산층 백인인 그가 어느날 한국인 장모와 델리숍을 시작한다.
이 소설은 전형적인 미국인 벤이 개브와 처가살이를 하면서 알아가는 한국인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의 눈에 비친 장모 케이와 장인 에드워드 그리고 처가에 방문하는 정신없는 친척들. 그리고 장모 케이와 델리숍(식료품을 함께 파는 편의점 같은 가게)을 열기로 하면서 부터 본격적이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그가 이해할 수 없는 케이의 억척스러움과 에드워드의 묵묵함 그리고 개브의 헌신등은 전형적인 한국인의 모습입니다. 케이는 한국의 전형적인 아줌마이고, 에드워드는 전형적인 가장의 모습입니다. 누가 시키지도 않는데 부모님을 공경하고 가사일에 민감한 개브는 또 어떻고요. ㅋㅋ
벤이 묘사하는 장모 케이를 보면서 저는 저의 할머니 생각이 났습니다. 십원하나 허투루 쓰지 않으시고 절약하던 모습, 억척스럽고 꽉 막혀 보이던 할머니가 돌아가시던 날 이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할머니가 정말 존경스럽다. 그녀의 생애가 너무 보람있고 가치있다' 라구요.
밝고 유쾌하게 이야기를 이끄는 벤의 사연을 듣노라면 나도 모르게 픽픽 웃음이 나올 때도 있고, 아~ 외국인이 보기엔 이럴 수 있겠구나~ 하는 공감대가 형성되기도 합니다.
뉴욕을 배경으로 정말 뉴욕스러운 델리에서 펼쳐지는 문화 충돌 이야기가 제법 재미있습니다.
p.103
장모네 집 지하로 이사를 가게 되자, 장인을 좀 더 잘 알게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아주 좁은 집에서 1년 내내 함께 지낸다 해도, 장인을 매우 잘 알기는 불가능할 것 같다. 일단 늘 집에 없고, 있는 날엔 언제나 잠을 자거나 혼자 노래를 부른다. 혹시 마주치는 일이 있어도 아까 가게에서처럼, 느닷없이 어디선가 불쑥 나타나는 스텔스 비행기나 모두 알면서도 좀철머 사귀어볼 기회가 오지 않는 고양이 같은 분위기다.
p.285
나의 장모는 바로 이런 인물이다. 용기든 뭐든, '제트로' 나 '괴성의 독수리' 같은 곳을 드나드는 유일한 여성인 것이다. 처음엔 여자가 거의 없는 풍경에 깜짝 놀란다. 늘 델리에서 한국인 여성들을 봤으니 말이다. 물론 델리에 한국 남자들도 있으나, 여성보다는 덜 마주친다. 주로 아침에 문을 열 때와 밤에 문을 닫을 때, 골프웨어를 입고 나타나는 편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