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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들의 경제 - 시대의 지성 13인이 탐욕의 시대를 고발한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 마이클 루이스 외 지음, 김정혜 옮김 / 한빛비즈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20세기에 한창 벌여놓은 파티가 있다. 중심 장소는 뉴욕과 워싱턴, 주인공들은 월스트리트의 금융인들과 워싱턴의 정치인들. 이 책은 이들이 사상누각에서 벌여놓은 파티가 한창 무너지고 있는 그 현장에 서 있다.
(M.C. Escher via photobucket)
아. 머나먼 미국의 파티라고? 하지만 서운해하지 마시라~ 이 파티의 잔해를 아직도 전세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으니 말이다. 우리의 서울, 이제는 갈 수 없는 곳이 되어버린 도쿄, 아직 아시아 금융의 중심 홍콩, 아주 잠시 머물렀던 런던, 그리고 얼마전 다녀온 상하이까지. 이 모든 메트로폴리탄에서 벌어지고 있을 것이니 말이다.
이 책은 무려 700페이지에 달한다. 읽기엔 버거운 편이지만 저자들은 엄청난 칼부림으로 원고를 쳐냈으리라 생각한다. 원래는 더 많은 비화와 폭로가 이어졌겠지...싶다.
세계의 두뇌가 모인다는 월스트리트. 그곳에서 벌어지는 웃을 수 없는 코미디가 이 책에 가득 담겨있다. 돈 놓고 돈 먹기를 하는 이들이 벌여놓은 판이 이제는 걷잡을 수 없어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대야할지 아무도 모르는 것만 같다. 월스트리트는 탐욕으로 하염없이 치솟는 반면 워싱턴은 무능력으로 한없이 내려앉아있어 보인다. 이들의 파티에 참석했다가 가라앉아버린 개인, 회사, 그리고 국가들이 이 책에 자세히 폭로되고 있다.
이 책은 이렇게 시작하고 있다.
우디 앨런 감독은 " 코미디란 비극에 시간이 더해진 것이다." 라고 말했다. 오늘날 현실에서는 '코미디=비극+시간' 공식이 먹혀들지 않는다. 뉴스가 하루 24시간 실시간으로 방송되고 수백만의 광적인 블로거들이 활개를 치는 오늘날의 코미디와 비극은 처음부터 밀접하게 연결되어있다. 금융위기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은 수치적인 계산이 불가능하다. 하루아침에 집과 직장을 잃고, 저축과 퇴직 연금이 순식간에 깡통이 되었으며, 기업과 정부에 대한 신뢰가 연기처럼 사려졌고, 무수한 사람들의 삶이 붕괴됐다. 월가의 음모가 각국 정부를 추격에 빠뜨리고 그리니치와 사우샘프턴으로 대변되던 경제적 황금기가 막을 내리자 이런 코미디 요소들은 허구가 아니라 현실이 되었다.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없다고 했었지.
국가 전체가 부도가 나고 폭삭 가라앉는 마당에 작디작은 개인은 말할 것도 없겠지싶다.
흠... 그래서 요즘 영화들이 모두 그런건가?
당신 목숨은 당신이 지키시오~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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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스턴스의 몰락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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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월가는 거미줄처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거의 모두가 서로에게 수십억 달러씩 대출이 물려 있다. 가이트너는 베어스턴스의 붕괴가 도미노 효과를 유발시켜 월가뿐만 아니라 세계 금융기관들이 연쇄 도산할까봐 우려했다. 이에 가이트너는 다이먼에게 베어스턴스를 도와줄 방법을 찾아보라고 거의 윽박지르다시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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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황 상태에 빠진 거물들
p.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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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경제적 황금기가 종말을 고하는 요즘 이미 양동이는 엎어졌고 물은 모조리 빠져나갔습니다. 이제 미국인에게 남은 것이라곤 목적의식과 책임의식이 결핍된 문화 뿐입니다. 더는 미루면 안 됩니다. 지금 당장 개개인은 문론 사회 전체가 미국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고 재구성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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