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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절하지 않는 한 꿈은 이루어진다 - 열정의 승부사, 이나모리 가즈오의 삶과 경영 이야기
이나모리 가즈오 지음, 홍성민 옮김 / 더난출판사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교세라를 아시나요?

작년 교토여행을 준비하면서 알게된 교토 기업 중 하나였습니다.
교토에는 유난히도 세계적인 기업의 본사가 많기로 유명합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닌텐도와 일본전산을 비롯해서
옴론, 무라타 제작소, 니치콘, 호리바 제작소 등
기술 집약형 기업들의 본사가 교토에 대거 포진되어있습니다.
그중에 교세라는 세라믹 기술을 바탕으로 각종 전자제품의 부품부터
주방에서 사용하는 칼까지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세계 100대 기업 중에 하나입니다.
이 책은 교세라의 창업자 이나모리 가즈오의 자서전으로 그의 삶과 경영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제목에서 풍기는 포스 그대로 책에는 그의 내공이 그대로 녹아들어있습니다.
어린시절부터 지금까지 시간의 순서대로 차곡차곡 꺼내놓은 그의 이야기는
마치 꾹꾹 눌러담은 이야기세트 같습니다.
297페이지로 내용이 적은 것도 아닌데 첫장을 넘기고 마지막장을 덮을 때까지
쉬지 않고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만큼 흥미롭고 재미있었습니다.
가난한 일본의 시골마을에서 태어나 가족과 어려운 살림을 이어가던 평범한 소년이 있습니다.
1932년생 저자의 인생 자체가 일본이라는 나라의 성장기와도 잘 맞아 떨어집니다.
사실 읽으면서 조금은 마음이 편치 않았는데,
그 이유는 저자의 어린시절과 우리의 일제 강점기가 어우러지고 있었고,
저자의 아내는 우장춘박사의 따님이셨습니다.
우장춘 박사는 일본 유학 후에 한국에 돌아와 한국 재건을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셨으나
일본으로 가시는 것을 금지 당했다고 합니다. 따님을 뵐 수 없었던 것이죠.
이같은 역사적 맥락으로 볼때 뭔가 조금은 씁쓸하고 어두운 기분이 들었습니다.
당시는 일본도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패전국이었고, 한국전으로 누렸던 수혜도 없어진 상황이었지요.
(이런 부분들도 울컥울컥하게 만듭니다)
가난하고 별볼일 없던 그는 선생님을 통해 대학까지 진학하게되고,
지인을 통해 교세라라는 회사를 설립하게 됩니다.
맨주먹으로 시작했고 더 이상 잃을 것도 없었던 그는 모든 것을 도전하고 이겨내는데 익숙해져갑니다.
타고난 천재는 아니지만 열정과 할수있다는 믿음으로 하루하루를 견뎌온 것입니다.
사업을 확장하고 해외 진출을 하고 불가능한 일들을 해내면서 결국 성장하고 또 성장해갑니다.
한편의 영화, 미니시리즈 드라마도 이만큼 진하고 아름다운 이야기가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역시 인생이란 한편의 드라마처럼 우여곡절 가운데 희노애락이 넘실대는 것 같습니다.
위암을 견뎌내고 또다른 도전인 불가에 입문하는 것을 읽으면서 저자의 열정 앞에 한없이 작아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정치계와 경제계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고, 종교와 정부를 화합시키는 등 저자가 보여주는 행보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과연 우리는 이런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 화합을 주도하는 회장님이 계신가요?
"세상에 나를 이기는 역경은 없다"
그가 들려준 이야기들이 충분히 자극이 되었습니다.
시련의 연속인 인생에서 그 길을 먼저 걸어간 멘토의 알찬 조언이 가득합니다.
정직하고 부지런하며 겸손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것.
그가 강조한 것은 대단한 것이 아니었지만 대단한 것이었습니다.
한국사에서부터 드라마틱한 20세기의 첨단 기술의 발전까지 이것저것 생각할 것이 많았던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