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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아이는 편식하지 않는다
캐런 르 비용 지음, 권태은 옮김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나는 음식이 좋다.
맛을 음미하는 그 시간이 좋고, 맛있는 식사를 하거나 디저트를 먹으며 대화하는 시간이 좋다.
맛있는 음식과 그 맛을 느낄 수 있는 감각은 하나님이 주신 매우 큰 선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맛있지만 자극적인 음식은 늘 먹고 나면 몸에 안좋은 신호를 줬다.
피부에 뾰루지가 난다든지 위장이 아프다든지...
건강한 음식도 맛있게 먹고 싶은데, 이제 철이 들 때도 되었으니 편식을 하고 싶지 않은데,
내 입맛에 맞는 음식들을 포기할 수가 없어서 다른 방법으로 아주 조금씩 노력해왔지만 쉽지 않다.
그러던 중 발견한 이 책.
'프랑스 아이는 편식하지 않는다'니, 그게 가능하기나 한 일인가?
나는 아직 부모가 아니지만, 순전히 편식하는 한 사람으로서 궁금했다.
어른이 되는 나도 이렇게 쉽지 않은데 어떻게 자라야 편식하지 않는 걸까?
프랑스 육아법이 붐(?)을 이루기 시작한 지도 시간이 꽤 흐른 것 같다.
(아이가 있지도, 결혼을 하지도 않은 내가 알 정도니..^^;)
아마 그 흐름을 타고 기획되어 나온 책이겠다.
그 이전 책들을 보지 못해 비교할 수는 없지만, 이 책은 그냥 방법만 나열된 책이 아니다.
그리고 다행히(?) 재미있다.
에세이형 실용서? 혹은 실용적인 에세이라고 표현하면 적절하려나.^^
전형적인 미국인의 식습관(지금 한국도, 그리고 바로 나도 그 식습관에 가까워지고 있다)을 지닌 한 가족이 프랑스에 살면서 겪게 되는 일들.
그리고 문화 차이의 의한 충격, 변해가는 아이들의 식습관 등.
와, 재미있다.
개인적으로는 막연히 듣던 '프랑스식 육아법'을 조금 알게 됐고, 무엇보다 '음식은 이렇게 즐기는 거구나!'하고 깨닫는 기회였다.
음식을 제대로, 더 맛있게, 즐기는 법.
알리망(aliment). 맛과 영양이 뛰어난 음식. 육체적으로 필요한 영양과 함께 정서적으로 필요한 영양도 모두 충족시키는 음식!
식사교제를 통해 공동체를 배우고, 식탁에서 교양을 배우는 사람들.
하루 네 번만 제대로 먹고, 배고픔을 참을 줄 아는 사람들. 식사를 통해 절제를 배운다!
두 시간씩 밥을 먹는 이유도 알게 됐다. 꼭 오래 먹을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식사시간을 대하는 태도.
물론 굉장한 문화적차이를 느끼기도 하고,
익히 들어왔던프랑스인의 자부심(;;)이 참 놀랍기도 하고 약간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식사가 문화가 된 모습이 좋아 보였다.
즐겁게 음식 이야기를 나누는 문화도, 식탁 앞에서 모두가 평등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와 정부가 함께하는 모습도.
책을 읽으면서 나는 간식을 조금 덜 먹게 되었고,
식탁 위에 올라온 음식을 적어도 한 번씩은 모두 맛보게 되었고,
(이 책에서는 처음 접하는 음식을 열 번 정도만 먹으면 그 맛을 알게 된다고 하는데, 이 흥미로운 연구 결과를 적용해보려 한다)
식사 '교제'의 중요성을 다시금 느꼈다.
정답은 아니다.
각 나라의 문화와, 사회의 분위기와, 개인의 상황이 다를테니.
그렇지만 내게는 도움이 많이 되는 책이었다. 유용했다.
아, 이런 책을 만든다면 뿌듯하겠다. 하는 생각도..ㅎㅎ
식사를 조금 더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맛있는 음식을 더 맛있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