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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자, 컴퓨터를 만들다 - 라이프니츠에서 튜링까지
마틴 데이비스 지음, 박정일.장영태 옮김 / 지식의풍경 / 2005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학교에서 전공으로 배우고 회사에서 실무로 일한 시간을 합하면 10년이 넘었지만, 철학적 기초가 없다는 걸 새삼 느끼게 해주는 컴퓨터의 짧은 역사에 대한 해설서
원제: The Universal Computer : the Road from Leibniz to Turing
에.. 무려 14년전에 대학 신입생으로 전산과에 입학했을 때는, "전산학 입문" 등등의 과목도 없었고
대뜸 FORTRAN과 이산수학부터 배웠던 기억이 가물가물하게 난다.
최초의 컴퓨터는 에니악이고 그 이전에 배비지가 최초의 자동 계산기를 고안했다는 둥의 얘기가
수업시간에 지나가듯이 있었던듯도 하다. 에이다란 아가씨가 최초의 프로그래머라 객체지향 언어에
그 이름을 땄다는 둥 어쩌고 하는 얘기도 중간에 어디선가 (잡지 마소일지도) 주워들은 기억이 있다.
문제는.. 그래 봤자 가십거리거나 지루한 Introduction은 짧은 문장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도대체 어떤 맥락에서 컴퓨터라는 게 만들어지게 된 건지,
누가 무슨 생각으로 컴퓨터를 만든 것인지
아니 그전에 개인적으로 칼큐레이터와 컴퓨터가 무엇이 다른 것인지
조차도 모르고도 전공이랍시고 배우고 밥벌어 먹고 있다니 쪽 팔린 일이다. -_-;;
이 책은 막연한 만능기계를 꿈꾸던 (미적분의 개척자) 라이프니츠의 꿈으로부터
불, 프레게, 칸토어, 힐베르트, 괴델, 튜링을 거치며 나아가는 수리논리학의 발전과
그 '부산물'이자 목표인 만능컴퓨터이자 현대 컴퓨터인 튜링머신, 혹은 폰노이만머신의
'발견'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전이라면 계산기계의 '발명'이라고 얘기했겠지만,
지금은 수학적 '발견'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수학이라면 어렸을 때부터 학을 뗐고 (구구단 못외워서 방과후까지 잡혀있던 기억도 생생하고
수학성적이 나빠서 대학입시때 고생한 기억도 생생하다) 제대로 공부해 본 적도 없다는 게
컴플렉스가 되어서 이런 류의 책들을 보게 되는데, 이번의 우연한 선택은 정말로 잘한 것 같다.
비록 시험칠 일도 없겠지만, 수학과 논리학은 조금씩 공부해 봐야겠다.
어려운 내용이라 제대로 이해는 못했지만, 그나마 읽을 수 있게 해주신 역자분(들)의
몇년간의 노력에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