퐁당 - 이지애 감성 에세이
이지애 지음 / 해냄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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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를 알 수 없어 흩어졌던 마음들이

몇 마디 말로 맺어지며 유의미해지고,

그렇게 알아채버린 마음을 어쩌지 못해 가슴만 두드리다

결국, 그 마음을 놓아버린다.

 

기억조차 하지 못하는 마음을

그깟 말 몇 마디로 쉽게 규정지어 버리다니,

마음은 한없이 무거운데

말은 왜 그토록 가벼웠을까.

 

적게 말하는 것은

전혀 말하지 않는 것보다

언제나 더 어려운 일이라 했거늘,

말이 마음을 다 담지 못함에도

늘 마음보다 말의 손을 들어줬다.

 

천사와 악마의 차이는

그 모습이 아니라, 말의 차이라 하더니

천사의 얼굴을 하고 악마의 말을 해버렸다.

 

쏟아진 말 속에서 쏟아진 마음을 주워담는다.

아, 많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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