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도방문 1
성상영 지음 / 마루&마야 / 2004년 10월
평점 :
합본절판


"부르셨습니까?"

"응. 암형, 너도 실뜨기 해보지 않으련?"

 

내 그림자에서 나타난 암형. 나와 진운이를 닮은 나의 또 다른 딸. 암형은 고개를 숙이고는 소영이와 실뜨기를 하였다.

무표정한 얼굴이었지만 열심히 하는 모습이 마음에 들었나보다. 나는 그런 내 아이들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아아... 이런 따뜻함과 부드러움이야말로 바로 삶의 활력소이다. 그리고 행복이라는 거다.

세계 정복이니 더 많은 돈이니 하는 꿈을 가진 녀석들을 비웃지는 않겠지만 내가 보기에 무가치한 것일 뿐이다.

 

그 녀석들에게는 그것이 자신의 전부를 건 꿈이니 비웃을 수는 없겠지. 다만 나는 그들을 보며 인간의 한계를 느낄 뿐이다.

 

자신이 바라보는 세계가 모든 것이라고 믿어서는 안 된다. 모든 인간은 자신의 세계 속에서 살아가니까.

 

남이 보기에 허황되고 불필요한 것처럼 보이겠지만 그것은 그들의 전부다.

그렇기에 그들을 비웃거나 다른 자의 것을 비웃어서는 안 된다.

 

그것은 그들의 세계이자 그들의 전부이므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