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 맞다. 강마루와 나는 어차피 안 되는 거잖아.
혹시 내가 다시 미쳐서
뭐 어때. 세상에 못할 사랑이 어딧어?
반항을 하고 어거질 피우면,
세상사람 누구라도 나서서 우릴 말려줄 거잖아.
그럼 그거 믿고, 우리 뜯어말려줄 사람들 믿고,
마지막으로 한번만 그에게 달려가,
마지막으로 그의 손을 잡고,
마지막으로 그가 하는 얘길 듣고,
마지막으로 나의 진심을 얘기하고,
마지막으로. 그와 나의 상처에 입맞춤하고,
마지막으로 우리가 걸어온 길에 대해서
우리가 재대로 왔나? 이길밖에 길이 없었나?
알면서도 모른 체하며,
밤을 새워 얘기하고,
밤을 새워 결론을 내고,
그래도 결론이 안 나면, 그래도 포기가 안 되면,
날 잡으라고. 네 옆에 있고 싶다고. 이렇게 헤어질 수가 없다고.
강마루 멱살이라도 잡고 생떼라도 써보면 안될까?
우리를 뜯어말려줄. 세상 사람들을 믿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