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어클리벤의 금화 1
신서로 지음 / 황금가지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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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너무 재밌다.

솔직하게 말해서 모든 행간이 다 너무 멋져서 읽기 좋아하는 친구들에게 이 책을 정말 많이 선물했다. 그러다 보니 피어클리벤의 금화가 구매리스트에 너무 많이 생겨버렸다..(ㅋㅋ)

어떤 기록이 내 소장책인지 선물책인지 구분을 못하겠어서 그냥 아무거나 골라서 쓰고 있다.

기존의 판타지와는 엄청 느낌이 다르다. 그 미묘한 차이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그리스 로마 신화를 보다가 북유럽 신화로 옮겨가는 그 느낌이라고 하고 싶다. 판타지 읽는 사람들이라면 그리스 로마 신화, 북유럽 신화, 성경의 메타포 이 세 가지 장르를 정말 많이 접했을 것 같다. 평소에 시중에 나와있는 판타지 소설이 그리스 로마 신화 느낌이라면 이 책은 정확히 '그리스 로마 신화를 주로 읽다가 북유럽 신화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됐을 때의 마음'이다.

(물론 북유럽 신화를 다루는 건 아니다. )

 

개인적으로 울리케와 크누드, 그 사이에 낀 빌러디저드의 티키타카를 정말 좋아한다.

만약에 이 책에서의 용이 뭉뚱그려진 지식의 절대자이자 모든 생명체의 최상위포식자로서의 포지션만 강하게 고수했다면 이렇게까지 내가 열광하진 않았을 거 같다. 물론 그것도 나름대로 재밌긴 하겠다만 먼치킨은 조금만 나가도 찾아볼 수 있으니까...주인공이 기연처럼 만난 드래곤과 마음이 통해 갑자기 드래곤하트를 공유하며 대마법사의 마법을 빵빵 쏴대는 것도 아니고, 나는 잘 모르겠는 주인공의 희생정신에 갑작스럽게 감명한 타종족의 리더들이 주인공을 물심양면 후원하며 전세를 뒤집지도 않는다. 모든 과정이 적확한 단계를 밟아가며 합리적이고 옳은 방식으로 성립된다. 조곤조곤 손으로 활자를 짚어가며 옆에서 나긋한 목소리로 나를 설득하는 느낌이다. 솔직히 이렇게 길게 쓰고 싶지도 않다. 너무 재밌어요 라고 여섯 글자만 딱 써버리고 싶다.

근데 이 책 읽으면 딱 그런 마음이 된다. 내가 이 책이 정말 재밌는데, 그냥 재밌다고 하는 게 다가 아니라 어떤 이유로, 어떤 마음에서 재밌는지를 확실하게 얘기해야 할 것 같다.

아무튼 또 읽으러 가야겠다.

 

 

빈곤은 없음에서보다 무지함에서 비롯하는 것이다.
부지런히 궁리해 보아라.
결국 영지에 닿을 것이다. - P1

볕을 잃어야만 드러나는 것이 있다. 이 세계의 일면에 불과하지만, 한편으로는 진면목이라 할 수 있는 것, 그가 사랑하는 이 도시의 야경이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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