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그런건 아니야. 어떻게 말하면 좋을까..."
요이치로는 잠깐 동안 생각에 잠겼다.
"예를 들면 몇 사람이 길을 같이 달리는데 뒤에서 살인마가 쫓아왔다고 해보자. 그때 살해당할 가능성이 제일 높은 게 누굴 거 같니?"
"꼴찌로 뛰는 사람."
"그래, 꼴찌야.그는 뒤에서 덥석 잡히는 거야. 그리고 그 사람 바로 앞에서 달리던 사람들은 살인마가 꼴찌를 해치우는 동안 안전한 곳으로 피할 수 있지."
"그러네."
"오스케, 그렇지만 말이다."
요이치로는 오시케의 얼굴을 빤히 들여다보았다.
"만일 살인마가 골인 지점에 숨어 있었다면 어떻게 될까?"
"1등을 한 사람이 잡히는 건가?"
"그래. 제일 먼저 들어온 사람이 살해당하는 거야. 그리고 살인마는 어디 있는지 아무도 몰라. 나는 여기 있다. 이렇게 가르쳐줄 살인마는 없거든."
"등수를 매기는 건 어느 세계나 있는 거고 편의상 그렇게 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 하지만 1등이 반드시 득을 보는 것도 아니거니와 대단한 것도 아니라는 의미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