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세이컨의 <코스모스>나 스티븐 호킹의 <시간의 역사>를 읽었을 때와는 또다른 감동이 있는 책이었다. 전자의 것들이 무한에 대한 나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여 구석구석, 보다 자세히 알고 싶은, 학습의 욕구를 불러 일으켰다면 <우주로부터의 귀환>은 내가 동경하고 꿈꿔왔던 곳을 더욱 크고 넓게 받아들이는 겸손을 가르쳐 준다.처음 다치바나 다카시의 책, <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를 읽었을 때는 조금은 흥분된 감정으로 밑줄까지 쳐 가며 단숨에 읽었다. 저자의 상상을 뛰어넘는 방대한 지식과 그에 대한 정열에 때론 감동하며 때론 경외감까지 느끼며 <나는 이런 책...>을 읽었다면 <우주로부터의 귀환>은 한 '장', 한 '장'을 넘길 때마다 숨을 고르며 읽어야 했다.어찌보면 단순한 몇몇 우주비행사와의 인터뷰 속에 그 큰 우주의 정적이 느껴졌다면 과장일까? '무수한 별들이 암흑 속에서 빛나고 있고, 그 가운데 우리들의 지구가 떠 있다' 그 황홀함과 적막감이 과장되지 않고 겸허하게 드러나는, 그 어떤 복잡한 이론으로도 설명할 수 없는 우주가 티끌보다 못한 작은 책과 글자 속에 있었다...저자가 이 책 속에서 얼마나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자제하고 있었는지 책을 덮을 때야 비로소 느낄 수 있었다. 인식의 또다른 장을 조심스레 알려 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