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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을 끓이며
김훈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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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kmin803/220874663718

 

 

김훈 작가의 산문집이다. 절판된 책에 쓴 글, 기자 시절 쓴 글, 최근 쓴 글 등이 모여 담겨있다. 나에게 김훈은 친근하면서도 먼 느낌의 작가다. 김훈 작가의 열렬한 팬이자 그와 같은 글을 쓰고자 하는 오랜 친구가 있기 때문이다. 어렴풋한 기억으로 그 친구는 '칼의 노래'를 10번 이상 읽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사실 그의 책장에 꽂혀 있는 책의 상태만으로도 충분히 추측 가능하다. 이런 점 때문에 김훈의 글을 전혀 읽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김훈이라는 이름에 친근함을 느낀다. 반면에 왠지 모를 무거움이 느껴져 김훈의 책을 선뜻 꺼내 읽을 수 없었다. 엄청난 명작이라고 강조하는 친구의 말에 가벼이 시작해서는 안 될 것 같은 무게감이 느껴져서다.

나 또한 '칼의 노래'로 김훈 작가를 처음 접했다. 그리고 '라면을 끓이며' 이것이 두 번째 작품이다. '칼의 노래'에 대한 글이 아님에도 자꾸 반복하는 까닭은 그것과 이번 것이 장르, 글쓰기 방식, 내용 등이 모두 다르기에 내가 받았던 감상과 느낌이 남달랐다는 것을 표현하고자 함이다.

서두에 말했듯이 이 책은 산문이다. 김훈 본인의 이야기다. 혹자는 이 시대는 산문을 읽는 시대가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나는 그와 반대로 생각한다. SNS, 블로그 등의 인터넷 매체가 발달함에 따라 사람들은 본인의 이야기를 많이 쓰고 올리고 있다. 방식은 다르지만 더많은 사람이 산문을 쓰고 서로 '좋아요'를 누르며 공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김훈 같은 문학 거장의 산문은 그 자체로 큰 의미를 담고 있다. 그의 최고 베스트셀러는 '칼의 노래'인데, 이것은 소설이다. 문학적으로 뛰어난 평가와 판매 부수로 대변되는 대중성도 잡아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그 책은 이순신 장군만을 사람들에게 더욱 가깝게 다가오도록 만들었을뿐  정작 김훈 자신은 멀어지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다. 그러나 '라면을 끓이며'라는 책을 통해 그의 인간적인 삶과 생각을 사람들에게 표현하며 거리감을 좁힐 수 있었다고 본다. 그에 연장선으로 출판 기념행사로써 독자들과 자전거 여행을 함께 간 것도 김훈 자신과 대중과의 소통을 위함이었다고 볼 수 있다.

산문이라는 특성상 짧은 글로 여러 주제가 다뤄졌다. 표제 글인 '라면을 끓이며'는 라면이라는 모두가 먹는 가까운 먹거리로 그의 삶을 담아내고 맛깔나게 표현하여 참 인상적이었다. 모든 이야기가 '먹는 것'에 바탕을 두고 그에 파생되는 생각들이다. 김훈만의 색깔과 필체는 그 누구도 흉내지지 못 할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흔히 먹는 삼겹살에 상추를 싸고 쌈된장 찍은 마늘을 넣어 먹는 식사법을 한국인이 발명한 종합적인 '한입'이라고 표현하며 당연히 행했던 행동에 의미를 부여한다.

나는 김훈의 글에서 그의 단어 선택에 항상 놀란다. 어떻게 이토록 적확한 표현을 사용할 수 있는지 감탄을 금할 수 없다. 그리고 나의 부족한 어휘력에 반성한다. 어쩌면 심오하다고 할 수 있으나, 나는 그것이 좋다. 그래서 김훈 작품은 빠르게 속독할 수 없다. 배고프다고 허겁지겁 먹으면 체해서 남는 게 없듯이 그의 글 또한 그렇다. 천천히 한입, 한입 음미하면서 문장을 먹어야 한다. 내가 아끼는 '무소유', '흐르는 강물처럼' 등의 산문에 '라면을 끓이며' 또한 추가시켜야겠다. 그의 글을 통해 반성하고 배우고 위로받고 용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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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일로 먹고 사는 법 - 세상의 기준에서 벗어나 내 길을 찾은 10인의 열정 분투기
한명석 외 지음 / 사우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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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http://blog.naver.com/kmin803/220873686416

 

나는 다시 취업준비생으로 돌아왔다. 지난 일주일 동안 두 가지 선택지 앞에서 많은 고민을 했다. 결국, 다시 취업준비생으로 시작한다. 고민의 핵심은 좋아하는 일로 먹고살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그러던 와중에 이 책이 눈에 띄어 읽게 되었다. 샛노란 북 커버는 새로운 길을 찾은 10인의 인생이 마치 봄과 같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책에 흥미로운 점은 여러 명이 함께 쓴 글이라는 것이다. 10명의 주인공을 8명의 저자가 각각 인터뷰하고 각자의 생각과 시각으로 글을 써 내려 간다. 나는 사실 이제 취업을 하기 위해, 그러니까 회사에 들어가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으므로 이미 오랜 시간 회사에 다니다 그만두고 새 삶을 찾은 10인의 상황과는 조금 괴리가 있다. 그러나 그들이 느꼈던 생각과 새로운 도전을 하기 위해 지녔던 용기를 보며 자신감과 희망을 품을 수 있었다. 좋아하는 일로 먹고사는 것은 정말 어렵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다. 그러나 나는 항상 '좋아하는 일로 먹고살 수 있어'라고 자신감 있게 말하곤 했다. 이 책을 통해서 내 자신감이 허풍이 아니고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생각하는 대로 살지 못하면, 사는 대로 생각한다'라는 문구를 좋아하는데, 이 뜻이 자신이 주체가 되는 능동적인 인생을 가리키는 것임을 깨달았다. 수동적인 삶은 발전이 더디고 만족이 떨어지기에 능동적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고 도전하는 것이 더 나은 미래일 것으로 생각한다.

 

p.175
큰 방향은 보이는데 구체적인 계기와 끌림이 없었다. 그 무엇도 진심으로 이 일을 하면 되겠다는 확신이 오는 것이 없었다. 사람들의 말과 행동 속에 숨은 동기에 관심이 많아서 사건을 심층 취재하는 기자, 사람을 성장 시켜주는 코칭, 자기 뜻을 글로 펴내는 작가 등에 끌렸지만 구체적인 행로는 조금씩 다르고 그 길마다 어떤 건 만족스럽고 어떤 건 불만스러워 무엇이 진짜 자기 길인지 알 수가 없었다. 표현에 대한 욕구가 큰 편이라 어린 시절부터 좋아했던 만화와 그림에 대한 갈증을 풀고자 소묘와 유화 그리기에도 도전했는데, 6개월 정도 하고 나니 계속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기도 했다.

이 글을 읽고 내 이야긴 줄 알고 깜짝 놀랐다. 나는 한 가지 일을 진득하게 하지 못하고 다른 관심사로 옮기고 진로를 바꾸고 하는 내 모습을 보며 부끄럽기도 하고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었다.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의 글을 통해 위로를 받는 기분이었다. 조금이나마 선택에 대한 압박과 부담감을 내려놓게 되었다. 나는 앞으로 내 것을 찾기 위해 계속 시도하고 도전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5번째 인물인 여행작가 윤정인 님의 이야기가 공감도 많이 되고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것 같아 인상 깊었다. 그들의 인생이 나의 인생은 아니지만, 그들의 인생을 통해 나의 인생을 돌아보고 계획을 세울 수 있었다. 내용도 쉽고 분량도 많지 않아 가볍게 읽어 보기 좋은 책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그들의 삶과 일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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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를 읽어 천하를 알다 독천자 지천하
진세정 지음 / 사계절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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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kmin803/220869739522

 

하늘천, 땅지, 검을현, 누를황~ 요즘 이렇게 천자문을 외우는 사람은 없다. 나도 딱 저기까지만 안다. 어릴 때 한자는 이상한 문자였다. 쓰기 어렵고 외우기 어렵고 무엇보다 수가 너무 많다. 도대체 왜 배우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영어, 중국어 같은 '말'이 아닌 그저 '문자'인 한자를 어디다 써야 하는지 도통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나는 이제 자발적으로 한자를 찾고 공부한다. 우리말 대부분이 한자어로 이루어져 문자의 소리만으로는 그 뜻을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내가 매일 직접 쓰고 말하는 단어임에도 막상 그 뜻을 물어보면 어렴풋한 의미 추측만 가능할 뿐 명확하게 밝히지 못한다. 그리고 네이버 검색을 활용해 뜻을 파악한다.

사자성어 또한 마찬가지다. 나는 하고자 하는 말을 한마디로 축약하여 표현할 수 있어 사자성어를 자주 애용한다. 그러나 사자성어의 형성 유래나 뜻을 설명해내지 못한다. 문맥상 사용 가능하다고 추측하여 사용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나는 한자를 공부하여 중국의 역사를 연구한다든가 하는 행위를 하고자 함이 아니다. 우리말을 적확하게 표현하고 아름답게 사용하고 싶은 마음이다.

이런 내 열망에 잘 부합하는 책인 것 같다. 사자성어와 천자문을 결합한 아이디어에 큰 박수를 보낸다. 그동안 몰랐던 많은 사자성어를 알게 되었고, 그 속에서 인생의 지혜를 배울 수 있었다. 사자성어의 뜻은 물론이고,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통해 역사적 사건과 인물을 만날 수 있었다. 사자성어와 비슷한 영어 구절도 포함되어 있어 일석이조(一石二鳥)이다.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어려움에 부닥쳤을 때 글로써 위로를 받고 힘을 얻는 경우가 많다. 사자성어의 풍부한 표현력은 힘든 시기에 더 큰 위력을 발휘해 도움을 줄 것이다. 모두 자신만의 한마디, 금낭가구(錦囊佳句)를 발견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힘이 필요할 때 언제든 꺼내어 지혜와 용기를 가지면 금상첨화(錦上添花)일 것이다.

*금낭가구(錦囊佳句) : 비단주머니 속의 아름답고 빼어난 시구. (본문 P82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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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질 무렵
황석영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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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kmin803/220835704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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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편의점 알바를 하는 정우희가 삼각김밥을 챙겨 다음 날 아침으로 먹으며 이 점이 편의점 알바의 이점이라고 하는 장면은 많은 공감과 기억을 가져왔다. 한편으로 지난 총선에서 흙수저당을 표방한 한 정당이 생각났다. 유통기한 지난 편의점 음식을 먹는 근무환경을 개선하겠다는 공약으로 많은 빈축을 샀었다. 그게 편의점 알바의 가장 큰 장점인 줄도 모르고 말이다....

2)
쓸쓸함과 씁쓸함이 동시에 온몸을 휘감는다. 이 책을 덮은 뒤 책 표지에서 한동안 시선을 떼지 못했다. 기성세대인 황석영은 '지난 세대의 과거는 업보가 되어 젊은 세대의 현재를 이루었다'고 표현한다. 지난 세대들의 탐욕은 현재를 살아가는 젊은 세대들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와 업보가 되었음을 신랄하게 보여주고 있다. 황석영의 글은 사회를 날것 그대로 말한다. 젊은 세대인 나는 더욱 답답함을 느끼고 사회에 대한 응어리는 점점 커져만 간다.
작가의 글에서 위로는 전혀 받을 수 없다. 그러나 먹먹해지는 가슴과는 반대로 머리는 연료를 막 주입한 기차처럼 움직이기 시작한다. 젊은 세대로서 나는 현 사회의 주인공이다. 나의 삶이 사회의 역사이며, 사회의 삶이 나의 역사이다. 나 또한 황혼기가 찾아올 것이다. 진작부터 뒤돌아보아야 했다는 후회를 하면 그때는 너무 늦다. 주인공인 지금 현실에 좌절하지 않고 시대 문제에 부딪히면서 성장한다면 나의 해질 무렵은 매우 아름답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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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초보 투자자
야마구치 요헤이 지음, 유주현 옮김 / 이콘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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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kmin803/220837911917

 

경제, 금융 공부를 한 나는 투자에 대해 관심이 많다. 흔히 이야기하는 재테크부터 주식, 부동산 투자 등을 해 보거나 해볼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책은 나처럼 투자에 관심이 많고 그중 특히 주식 투자를 해볼 계획이 있는 초보에게 딱 맞는 입문서라고 생각한다.

주식 투자에는 기본적 분석과 기술적 분석이라는 게 존재한다. 기본적 분석이란, 기업의 사업내용과 재무상태를 파악하여 현재 주가보다 저평가되어있는 주식을 발굴하여 투자하는 것이다. 기술적 분석은 과거의 주식 가격이나 거래량 같은 자료를 이용하여 주가 변화 추세를 발견해내어 미래의 주가를 예측하여 투자하는 것이다.

여기서는 주가의 변동을 예측해내는 기술적 분석에 대한 내용은 없다. 기본적 분석만 다루고 있다. 기본적 분석의 요지는 '좋은 기업'을 발견해내는 것이다. 좋은 기업은 누구나 알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이런 대기업들, 바로 우량주들이 좋은 기업이자 좋은 주식이다. 그러나 이런 기업은 누구나 알고 있기에 주가가 비싸고 주가의 상승 폭이 크지 않다.

그렇다면 기본적 분석에 의한 좋은 기업이란 무엇일까?
바로, '저평가'되어 있는 기업이다. 현재 주식의 가치(가격)가 실제 기업의 가치보다 낮은 걸 이야기한다. 예를 들어, A 전자 주식의 실제 가치가 10,000원인데 현재 주가가 5,000원이라면 A전자 주식은 저평가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면 당장 그 주식을 사야 한다. 5,000원에 사면 10,000원까지 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이게 바로 기본적 분석에 의한 투자이고 좋은 기업의 정의이다.

1. 주식 투자로 돈을 버는 구조
2. '가치'란 무엇인가?
3. 기업의 가치를 파헤쳐라!
4. 가치의 '원천'을 간파하려면?
5. 왜 주가는 올라가는가?
6. '감정의 덫'에 걸리지 않기 위해

6단계의 챕터로 구성되어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초보자'를 위한 눈높이 안내를 하는 점이다. 또한, 가장 중요한 투자의 기본과 정석을 이야기하고 있기에 중급자 이상에게도 초심을 다잡게 하는 심리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너무나 당연하지만 언제나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 더군다나 자신의 돈을 직접 투자하는 주식 투자에서는 항상 기본을 생각하고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것이 중요한데, 그 부분에 대한 설명과 풀이가 잘 되어 있어 좋은 투자 지침서라고 생각한다.  

일본인 저자라 일본 주식 시장 상황에 맞는 거 아닌냐라는 의구심을 가질 수도 있다. 저자의 이야기는 어떤 주식 시장에서도 통용되는 말이다. 우리나라 시장에 맞는 자료와 정보도 추가되어 있기에 확인해 볼 수 있다. 시중에 가치 투자에 대한 책은 사실 많고 저마다 가치 투자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이 책은 그걸 넘어 기업의 가치를 어떤 방식으로 평가(계산)해야 하는지에 대한 서술도 있기에 책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강하게 목소리 높이는 부분이 있다. '감정의 덫'에 걸리는 않는 것이다. 투자에 있어 감정을 배제하라는 철학을 주장한다. 감정을 배제하지 못하면 덫에 걸린다. 덫에 걸린 순간 더는 투자가 아니다. 투기로 변모한다.

이러한 철학과 방법론 두 가지 모두 제시하는 이 책은 두고두고 옆에 두면서 읽어 볼 만한 그리고 초보자들은 꼭 읽어 봐야 할 책인 거 같다. 학교 다니면서 관련한 수업을 여럿 들어 대부분 아는 내용이었지만 그래도 너무나 유익한 투자 교과서 같은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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