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뉴노멀 - 이택광 묻고 지젝 답하다
슬라보예 지젝.이택광 지음 / 비전C&F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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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코로나에 대한 두 분의 철학적인 시선과 깊이 있는 생각을 엿보고 싶어서였지만, 개인에 대해 잘 알지 못한 상태였다. 하지만 책의 앞부분에 꽤 많은 비중을 슬라보예 지젝에 관한 설명에 할애해 줘서 개인적으로 친절하게 느껴지고 좋았다. 지젝은 세계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사회적 문제에 관심 가지고 끊임없이 소통하며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정진하는 학자이고 모든 이슈에 관심을 가지고 거의 모든 사안에 대해 자기 생각을 밝히는 칼럼을 기고하고 저술 활동에 힘쓰는 모습도 존경스러웠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 관하여 유튜브에 코멘트를 할 정도로 대중적인 철학자여서 철학계의 엘비스 프레슬리로도 불린다고 한다. 지젝에 호감이 막 샘솟는 와중에 꽤 많은 저서가 본문에 언급되어서 시간이 되면 하나씩 읽어보고자 한다. 재테크도 좋지만, 점점 인문학적 소양도 쌓아나가고 싶다고 생각을 하던 차에 반갑게 와 닿았다.



지젝은 코로나에 관해서 철학적 관점에서 가장 사실관계에 입각하고 파악하는 사람으로 손꼽힌다고 한다. 나아가 심각성을 지적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안을 제시하려고 노력하며 현실을 직시한 이야기를 나눠주시는 것이 인기의 비결인 것 같다. 관념적이고 철학적인데 서만 그친다면 현대사회에서 호응을 받기란 힘들 것 같은데 실천적인 고민을 거듭해서 결국 실용성을 배제할 수 없는 현대사회의 흐름에 부응하는 학자인듯하다.



지젝은 코로나 시대에 가장 알맞은 형태의 국가는 전시공산주의라고 한다. 마르크스에서 주장하는 국가의 소멸이 아닌 강한 국가. 다른 국가와 협력하는 국가, 지역사회와 협력하는 국가, 코로나 19 상황을 제대로 통제하고 국민들의 삶을 제대로 도울 수 있는 그런 '힘센 국가'. 여러 차례에 걸쳐서 코로나가 심각한 상황에는 공산주의 국가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내가 기존에 어렴풋하게 정의한 것과 달라 새로웠다. 지젝의 공산주의는 공공재에 협력, (그런 의미에서 재난 공산주의라고 명명했다, 전시공산주의와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 최소한의, 생존을 위해 실행되는 공산주의를 일컬었다. 공산주의지만 북한도 중국의 형태도 아닌 '나눔과 협력'에 집중한 국가를 묘사한다. 현재까지는 글로벌 자본주의였지만, 전 세계가 시장원리에 따라 위기를 돌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전시상황과 같은 상태에 생존을 위한 기본적인 것들(물, 전기, 쓰레기 처리, 인터넷)은 국가가 보장해줘야 한다고 주장하는, 최소한의 생존을 위해 실행되는 공산주의를 의미한다. 여기까지 설명을 들으니 납득이 됐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에 따라 돌아가고 있는 세계이지만, 생존권을 위협받는 사람들을 위해 힘쓰는 국가의 모습이 곧 지젝이 말하는 사회주의국가이구나 싶었다. 보수주의자라고 자처하던 서양의 지도자들까지 적극적인 지원책을 내놓고, 철도 국유화 주장을 강력히 비판하던 영국 존슨 총리도 코로나 19 극복이유로 철도 국유화를 받아들였다. '공산주의'라는 글자에서부터 반감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 있을 텐데 책 안에서 반복적으로 정의하고 예시를 들고 포괄적으로 보여주다가 세세하게 보여주기를 해주다 보니 어느새 이해와 납득이 되었다.



그리고 가장 공감되었던 것은 사람들의 정신이 무너져내리는, 코로나 블루가 심화하는 이유를 사라진 판타지로 들었다. 한 두 달 지나도 나아질 거라는 희망이 없고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지 전혀 예상할 수 없는 상황에 어떻게 계획과 삶의 방향을 수립하겠나 라는 말에 지금 나 또한 느끼는 막연한 감정은 저기에서 기인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또한, 현 상황은 미래에 올 지구 온난화와 경제적 위기에 대한 예행연습일 뿐이라는 언급에 미래를 대비하여 그린, 생명, 인류애에 대한 고찰을 멈추지 말아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달리 말하면 저것이 주식에서의 키워드가 될 거고 생각한 나 자신.. 너무 세속적인가) 내가 생각지도 못했던 방향의 의견을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고, 대학생 때 들었던 철학 강의가 생각나며 종종 이 분야의 책도 접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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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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