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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프터 다크 ㅣ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64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5년 8월
평점 :
<애프터 다크.. 무라카미 하루키>
어두워진 후 그리고 아침이 되기까지

이 책 <애프터 다크>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데뷔 25주년 기념 장편소설이다
장편 소설이지만 작은 사이즈의 책이라 금방 읽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pm 11;56분 카페 '데니스'의 이야기에서는 그랬다
생각보다 가볍게 읽을 수 있겠다고...
하지만 밤이 점점 깊어 갈수록 문장의 앞뒤를 이해하면서 읽기 위해서
앞뒤 문장으로 다시 읽어가면서 지금의 상황이 어떤 것인지 머릿속에
그리는 데 시간이 걸렸다
시간과 장소에 따라 달라지던 음악들도 그 상황에 맞게
이해하는 데도 시간이 걸렸다
그만큼 어두워진 후부터 아침이 되기까지 책 속의 상황들을 따라가며
바라보는 것이 만만치 않았던 책이었다
하지만 그런 어두워진 후부터 아침이 되기까지의 아주~긴 이야기가
이 책의 매력이었던 것 같다
책의 시작은 pm 11;56분 카페 '데니스'에서 가볍게 지나가다 만난
남자와 여자가 실은 공통적으로 아는 사람을 통해 예전에 서로가
알고 있던 사람이었고 책 읽는 이는 그저 영화를 보듯이 그들을 관찰하면서
책 읽기를 시작하게 된다
카페에서 만난 여자 마리
그녀에게는 자매지만 자랄 때부터 그녀와는 너무 달랐던
예쁜 언니 아사이 에리가 있다
카페에서 만난 남자
카페'데니스'에서 만난 마리를 단번에 알아본다
그리고 그는 기억해낸다 마리와 에리를..
어두워진 후 마리는 아침이 될 때까지 아주 긴 밤의 여행을 한다
카페'데니스'에서 마리와 언니를 아는 남자를 만나고
그와 헤어진 후에는 러브호텔의 매니저를 하고 있는 전직 프로레슬러와
남자에게 폭행당한 작지만 예쁜 중국이 창녀의 통역도 하게 된다
마리가 어두워진 후 아침이 오기까지 만나는 이들은
밤에 어울리는 상처가 깊은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마리는 어릴 때부터 언니와 비교를 많이 받았기 때문에
카페'데니스'에서 그녀를 알라본 그의 관심도 인정하지 않는다
어른이 되었지만 언니보다 예쁘지 않다는 것에 대한 열등감도
밤처럼 깊어서 인것 같다
그리고 책에서 잠만 자고 있는 마리의 언니 에리를 책을 읽는 이들은
영화를 보듯이 지켜보게 된다 담담히 지켜 볼 수 밖에 없다
책을 멈추지 않고 읽다 보면 백설공주처럼 잠만 자고 있는 에리를 지켜보면서
마리가 완벽하게 생각하는 에리도 밤의 깊은 어두움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마리도 예리도 아픈 밤의 시간이 있는 것이다
책에 등장하는 밤처럼 어두운 삶의 무게를 지닌 이들에게도
AM06;52 분이라는 시간은 온다
책이 AM06;52 분이라는 시간에서 끝이 난다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어두워진 후 아침이 되기까지 긴 어두운 터널을 지나온 마리는
AM06;52 언니 아사이 에리의 방으로 가 언니에게 몸을 붙이고
잠이 든다
어둡고 길었던 밤이 끝나며 이 책은 끝이 난다
이 책<애프터 다크>는 마리와 다카하시 그리고 마리의 언니 에리에게
찾아온 어두움을 영화를 보듯이 지켜보면서 그들의 어둡고
긴 밤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예상과 다른 이야기 전개 와 그들의 밤을 지켜보면서 그들의 밤에서
같이 헤매었던 책이었지만 그것이 이 책의 매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