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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 동생, 강건미 ㅣ 높새바람 37
박서진 지음, 김미경 그림 / 바람의아이들 / 2016년 4월
평점 :
건수 동생, 강건미의 주인공 건미는 아이큐 158의 영재 소녀입니다.
초등 5학년인 건미에겐 중학생인 오빠가 하나 있는데 지능이 7세 수준에 머물러 있는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5대 독자 손주를 끔찍히 아끼는 할머니는 건미가 오빠 것까지 빼앗았다는 말로 상처를 줍니다. 전에 있던 학교에서 오빠 관련 문제로 지금은 집에서 떨어진 학교로 전학을 왔습니다. 지금다니는 학교에서도 오빠의 상태가 알려지면 어찌될지 몰라 감추고 있습니다.
건미가 자신의 삶이 버거운 것이 오빠 때문이라고 원망하기에 건수는 착하고 순수하가만합니다. 미워할 수도 없는 것이지요.
건미는 오히려 오빠를 잘 가르쳐 할머니에게 자신이 오빠의 머리를 빼앗은 것이 아니라고 보여주려 합니다. 기본적으로 아주 착한 아이입니다.
건미의 학교생활은 녹녹치 않습니다. 마음에 날이 선 까닭인지 건미는 다른 아이들과 거리를 두고, 약간의 공격적인 면도 가지고 있습니다.
건미의 반 아이들은 장애인을 비하하는 표현인 '애자'라는 표현을 서슴없이 사용합니다. 그때마다 건미는 마음에 생채기가 남습니다.
반아이들에게 건미는 공부는 잘하지만 약간 재수없는 아이로 여겨지는것 같습니다.
마음 둘 곳이 없는 건미가 유일하게 편하게 있을 수 있는 곳은 '마푸방'이라고 이름붙인 자신의 비밀 공간입니다.
(책을 읽는 내내 12살 건미가 보이는 냉소적이고 염세적인 모습에 가슴이 저리는 기분이었어요.)
그런 건미의 비밀을 누군가 알게 되고, 오빠에 대한 이야기가 퍼지게 될지도 모르는 위기가 옵니다.
터지기 직전인 건미에게 도움을 주는 친구들이 있었는데, 어진이와 세호입니다. 어진이는 입양된 아이였고 세호는 엄마가 장애가 있는 아이였습니다.
두 친구의 도움으로 건미는 자신의 상황과 오빠 건수에 대해 지금씩 조금씩 인정하고 마음을 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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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나오는 아이들은 저마다 마음에 옹이가 있습니다. 오빠가 고민인 아이, 입양된 아이, 장애가 있는 엄마를 가진 아이, 성적으로 비교하는 엄마를 가진 아이, 공부 못하는 아이...
어떤 아이들은 자신의 옹이를 들킬까 두려워합니다.
또 어떤 아이들은 그 옹이 때문에 부쩍 성장해 있습니다. 그리고 기꺼이 다른 이를 도울만큼 착하기도 합니다.
건미는 세상이 건수에게 가혹하기만 할거라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또 건수를 도와주는 사람도 많은 곳이었습니다. 우리 안에 선한 마음을 가지고 기꺼이 타인을 돕는 사람들이 있었지요.
건미의 단단하게 굳은 마음은 그런 따스함으로 천천히 누그러듭니다.
나무는 자신의 옹이가 아프고 힘들었을거예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 그 옹이가 단단해지고 굳은 후에는 누군가 그것을 딛고 더 높이 오를 수 있는 받침이 되어주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건미와 아이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그런 느낌을 받았답니다.
박서진작가님의 책을 읽으며 든 생각은 '이런 것이 동화구나~'하는 것이었습니다. 차분하고 안정적으로 건미와 가족,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좋은 의미에서 '동화의 교본'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통통 튀고 도발적인 느낌마저 드는 아내의 글과는 다른, 차분하고 섬세하며 잔잔한 듯 하지만 따뜻한 힘이 살아있는 느낌이어서 참 좋았습니다.
혹시 나중에라도 제가 따스한 글을 써보고 싶다면 여러번 습작해서 훔치고 싶은 느낌이었어요^^
책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꼭 추천해주고 싶어요.
오늘은 밖에 비가 주륵주륵 오네요.
아마 지금 아내에게 전화하면
비가 와서 어깨가 쑥쑥 애리니 하며
잠깐 졸았다고 전화받지 싶습니다.
그러나 전 전화하지 않기로 마음 먹습니다.
마음의 옹이는 멋있기라도 하지
등판의 손자국은 아프기만하니까요~^^
박서진작가님 마음 따뜻해지는 좋은 이야기 잘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