素香石 2007-08-07
아주 아주 오랫만에 와서 한구석을 슬며시 들춰보고 갑니다.
여전히 부지런하시고 아기는 많이 자랐고.
시간은 늘 많은 것을 변하게 만든다는걸 새삼 느낍니다.
하긴 저도 군에 간 아들 면회를 다녀오고 있으니 그 흐름이 무언들 변하게 하지 않을까요.
엊그제는 대전에서 버스를 갈아타며 잠시 생각했습니다.
원주에서 버스를 타고 대전을 오려면 가끔 청주를 지나는 버스를 탈때도 있고
문득문득 생각이 납니다. 여기 어딘가에 이설님이 있을 것이라는.
너무 바쁘게 사는 나날이다 보니 쓰는 것도 읽는 것도 조금씩 접어두게 됩니다.
아이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느지막히 가지게 된 일이지만 그 일이 너무 좋아 힘든 것도 잊고 쫓아 다니며
올 상반기를 보냈답니다. 모처럼 한가한 날 슬며시 문 열고 들어와 한참을 뒤적이고는
이십대의 어느날 만났던 이설님을 떠올립니다. 삼십대라는걸 문득 문득 잊게 되는건
아마도 제 기억이 그시절 어딘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인 모양입니다. 가끔씩 폐허같은 리뷰를
열어보고 그때의 사람들을 생각합니다. 언제나 그 정점에 있는 이설님을 오늘 여기서 홀로
만나고 갑니다. 더운 나날들, 아기도 이설님도 건강하게 나실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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