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co 2004-10-20  

깜짝 방문이요-
잘지내시죠?
영일 선배님 통해서 선배님 소식 들었습니다.
어찌어찌 시간을 지내다 보니 저도 군대 날짜가 5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쿡.
가기 전에 여기에는 꼭 흔적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이상하게 시간은 잘가고 책은 잡히지 않는 날들이네요.
요즘은 다 읽고 가지 못하는 책들 때문에 힘들어 할까 책을 들지 않고 있습니다.
뭐 말뿐인 핑계일 수도 있지만요. 큭.
새벽 1시 반에 친구에게 불려나가 거의 두 병 가까이를 마시고 들어온 새벽이네요.
몸보다는 마음이 후끈, 뭔가 하고 싶은 것은 많지만 역시 버겁다는 생각에 미리 손을 놓는 새벽입니다.
오렌지 주스를 한통을 다 마시고서도 마음을 잡지 못하고 붕 떠 있네요.
군대 가기 전, 선배님의 사진을 다시 볼 수 있어서 기쁜 날입니다. ^^
언제나 행복하시고 항상 건강하세요. ^^
그럼 이만.
-04. 10. 20. 후배 진상 올림-
 
 
kimji 2004-10-21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Loco, 진상. 무척 오랜만.
당신이 입대를 하기 전에 이 답변을 읽을 수 있을는지 모르겠다. 무엇보다도 당신의 말처럼, 입대하기 전에 꼭 흔적을 남기고 싶었다는 말에 나는 많이 감사하다. 제대로 연락도 못했고, 얼굴 볼 수 있는 상황이나 기회를 내가 저버리곤 했던 시간들이 미안하기도 했고 말이지.
입대 며칠 전까지 책을 읽는 일과 무언가를 써야할 일에 대해서 고민하는 당신을 보니 마음이 참 좋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시간들, 나는 경험해보지 못한 일이지만, 상상만으로도 입술이 바짝 타들어간다. 초조함과 불안감, 그리고 얼마간의 공포와 욕심을 채우지 못한 일상들에 대한 아쉬움 등등. 그걸 너무 많이 부여잡지 않으면 어떨까, 그냥 물 흐르듯이, 남들하는대로 살아가는 시간도 가끔은 괜찮지는 않을까,라는 생각도 문득 했던 것 싶다.
건강하게 잘 다녀오라는 말, 휴가나오면 참 바쁘겠지만서도 그때 간간히 연락 주고받자는 말, 영일선배를 끈으로 소식 서로 주고받자는 말, 그런 말들을 두서없이 건네고 싶다. 한동안은 힘들겠지만, 군생활 동안 깊은 독서를 하는 사람들도 나는 봤던 듯. 당신도 그렇게 그런 모습의 군인이 되기를.
기원할게.

kimji 2004-10-21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강하렴. 그리고 건강하고 또한 건강하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