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다 2004-02-27  

늘, 눈물의 흔적이..
언제나 와보면 이 서재엔 물소리가 납니다. 세찬 폭포수 같다면야 걱정 없겠는데, 어쩐지 들리지 않는 눈물소리 같아 안타까웠어요. 아스라한, 곧 소멸할 것 같은 슬픔의 냄새... 비어있는 방인 듯 느껴지지만 늘 글과 사진과 그림이 있는 서재. 빈집 같은... 왠지 쓸쓸한 곳이에요.

뭔지 모르지만 기운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서 오랜만에 적어보았습니다.
외로움도 타지 말고, 너무 고독하지도 말고 항상 고즈넉하지도 않고, 조금은 명랑하길. 만화책도 보고, 하하 웃고 맑은 날 소풍도 가시길.
 
 
kimji 2004-02-27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요다님. 저 역시 지금 알라딘에 있었답니다. 페이퍼 하나를 올릴까 하는 중이었는데 이렇게 먼저 요다님의 글을 읽고나니, 들킨 기분이 들어서 머쓱해졌네요. 명랑하지 못한 페이퍼를 올릴까 했었거든요.
프랑스 미술관 기행에 관한 페이퍼를 잘 읽었어요. 조금 과장을 한다면 입을 벌리고 읽었다고할까요. 정말 부러웠거든요. 제가 정말 해보고 싶은 유럽여행은 미술관 순례로 동선을 짜는 일이었는데, 언제나 가능할지 모르겠네요. 가기 전에 또 인사 나누겠지만 좋은 여행길 되시라고 기원할게요.
기운 내라는 말, 감사합니다. 하지만 당분간은 기운 날 일은 없을 거 같아요. 시간이 어느정도 해결해 줄거라는 부질없는 생각을 해봅니다.
알라딘에 일자리 없을까요? 하하^ ^ 요다님 뵈니, 문든 얼마전에 인문분야 편집인원 모집 문구가 기억나네요. 문학이었으면 나도 이력서를 내었을텐데. 아참, 일 안하니 좋으시죠? 저 역시 2주차가 되는데, 어찌 생각하면 일 하지 않고 있음이 다행같고, 어찌 생각하면 일을 하지 않아서 이렇게 더 힘겹게 내 안으로 매몰되나 싶기도 하네요.
여하튼, 오랜만에 누군가와 대화를 하는 기분이 들어요. 고맙습니다.

요다 2004-03-01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적어놓고는, 괜한 짓 아닐까 싶어 여러번 망설였는데. 제가 님께 품는 애정이 진한 탓이거니 했었요. 그랬는데, 이렇게 정성스럽게 답글도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젠가 님과 함께 산사여행 가보면 정말 좋겠단 생각도 들고요. 그리고 어떨 때는, 그런 생각도 해요. 제가 방금 막 나온 미술관에 님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라는. 왠지 마음이 가깝게 느껴지는 분입니다. 저도 지금은 불안 속에 있지만, 저는 흔들림 없이 살려고 합니다. 하루키가 자신은 어쩔 수 없이 낙천적인 사람이라고 했는데, 저 역시 그렇거든요. 저는 제 인생이 이대로 애달프게 끝나지는 않을 것 같고, 이런저런 경험을 많이 해보고 싶습니다. 님.. 님이 글을 사랑하고 열정을 품으시는 만큼... 어쩌면 교양/인문 쪽 분야도 잘 맞을지 몰라요. 도전할 수 있을 때 도전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

kimji 2004-03-02 0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다님, 깊은 밤 안 주무시는 분이 또 있네요. 이렇게 만나게 되면 반가움이 더 깊어집니다. 아, 나와 같이 깨어 있는 이가 있구나- 라는 생각은 덜 외롭게 해주거든요.

안그래도 답글을 달던 날, 알라딘 첫화면의 공지사항을 봤는데 기한이 지났던가봐요. 공지사항 글이 없어졌더라고요. ^ ^ 그러게요, 도전할 가치가 충분한 일이었는데 게으름은 죄악인지도 모르겠어요. 다음 기회를 노려야겠어요. 만화파트만 아니면 다음엔(그때에도 제가 무직상태라면) 또 도전해볼게요. 요다님의 응원을 받으니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고마워요.

애정,이라는 단어를 받는다는 건 참 기쁜 일입니다. 이상하죠, 한번도 뵌 적 없는 분인데, 그저 웹상에서의 만남이 그런 깊음을 만들어주기도 하니까요. 그 애정,이라는 단어는 일방적으로 저만 받는 것이 아니라, 저도 님을 향한 마음때문에 그랬을거에요. 그러게요, 함께 산사여행을 가면 좋을 거 같아요. 가까운 도심의 미술관도 더할나위없이 좋겠구요. 불안- 흔들림- 그래요, 저는 너무 이른 안주를 원했는가 봅니다. 아직 더 많이 알아야 하고, 더 많이 배워야하는데, 더 많이 내 자신을 사랑해야 할텐데 말이죠.

kimji 2004-03-02 0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튼, 봄은 원치 않아도 우리에게 오듯이, 저 역시 다시 활짝 웃는 날이 있을거에요. 아니, 어쩌면 벌써 잔잔한 웃음을 짓고 있는지도-

실제로 곁에 계셨더라면 덥석, 손을 맞잡고 싶은 기분입니다.
고마워요, 요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