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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해 여름, 에스더 앤더슨 ㅣ 인생그림책 19
티모테 드 퐁벨 지음, 이렌 보나시나 그림, 최혜진 옮김 / 길벗어린이 / 2023년 3월
평점 :


1인칭주인공시점으로 그려진 유아그림책 <그해 여름, 에스더 앤더슨>
내용만 읽어보면 유아그림책이라고 하기엔 조금은 난이도가 있는 거 같던데...
기본적인 스케치에 수채화 느낌으로 채색된 그림으로 전반적으로 따뜻한 분위기를 풍겼다.

방학을 맞아 안젤로 삼촌댁에 놀러간 남자아이가 주인공인데, ‘나’라고 지칭되어 등장하기 때문에 이름은 알 수 없었다. 글의 전개상 남자아이는 방학 때가 되면 종종 삼촌집에 놀러 오는 듯 했다.
아직은 어려보이는 아이 혼자서 기차를 타고 삼촌댁에 오는 모습에서 독립심이 강한 아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삼촌댁에 와서도 혼자서 자전거를 타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구경하는 모습을 보니, 호기심도 많은 듯 하다.
안젤로 삼촌은 매일 저녁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려주었고, 잠자리에 들 시간이 되면 아이는 책을 보며 다른 이야기들을 즐기곤 했다.
삼촌은 책을 읽지 않았지만, 아이를 우해 책을 한무더기 쌓아두고 고장난 자전거를 수리해주는 등 자상한 면모를 보였다.

여느 때처럼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니던 중 조금 더 멀리 나갔다가 바다를 발견했고, 주저없이 옷가지들을 벗어버리고는 바다로 향해 뛰어들었다. 그리고 깜짝 선물처럼 나타난 그애를 보았다. 에스더 앤더슨..
소녀 뒤로 나타난 중년 여성의 부름에 사라진 소녀. 혹시나 다시 볼 수 있을까 찾은 바닷가에서 볼 수 없었고 여기저기 물어도 알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자전거를 타고 가다 길에서 우연히 다시 마주한 소녀.
소녀는 부기(강아지)를 잃어버렸다고 했다. 소년은 함께 찾아보자고 제안했고 그 둘은 부기를 찾으려 이곳 저곳을 돌아다녔고, 바닷가에 다다랐을 무렵 갑자기 수영이 하고 싶다는 소녀의 말에 수영을 하다 노을이 지는 바닷가를 바라보며 이야기 나누던 중 중년 여성과 삼촌 그리고 부기가 함께 걸어오는 것을 발견한다.
마주한 삼촌은 여기까지 오게 된 자초지종을 이야기 하며 함께 집으로 돌아갔고, 그렇게 방학의 마지막 날을 보냈다.
이야기의 마지막은 홀로 기차를 타고 온 남자아이의 시작처럼 홀로 기차를 타고 다시 돌아가는 남자아이의 모습으로 끝이 난다.
마치 방학이라는 긴 꿈을 꾼 것 같은 이야기를 담은 <그해 여름, 에스더 앤더슨>.
내가 초등학생일 때 방학 중 시골의 할머니 댁에 놀러가 몇일 머물렀던 그 때의 기억을 떠오르게 만들었다.
나는 그곳에서 에스더 앤더슨과 같은 선물 같은 아이를 만나진 못했지만, 밤에는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가로등 불빛만을 의지해 함께 놀러간 사촌들과 주변을 걸으며 개구리소리, 밤새 울어대던 풀벌레소리들.
한참을 걸어야지만 볼 수 있었던 읍내?에서 사먹었던 쭈쭈바 등. 몇일 동안 특별한 경험을 한 게 마치 꿈을 꾼 것 같은 기분이였는데, 이 책이 바로 그런 느낌을 전해주는 책이였다.
잠시나마 책을 읽으며 어릴 적 추억을 곱씹어 볼 수 있어서 행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