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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좁은 여학생 - 전3권 ㅣ 팝툰 컬렉션
토마 지음 / 씨네21북스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이런 느낌이다.
"애들은 가"
'속좁은 여학생'이 연재되었던 잡지 '팝툰'은 20~30대 사회인들을 주 독자층으로 삼는 만화가 많고 이 작품 역시 그렇다. 제목은 '속좁은 여학생'이지만 사실 주연이라 할 수 있는 캐릭터들은 단 한 명을 제외하면 모두 현실에 닳았거나 닳아가고 있는 사회인들이다. 남은 한 명도 곧 사회에 발을 디디려 하는 대학생이고. 그래서 이 만화 속엔 청소년 만화에서 으레 보이는 명확한 선악의 구분(얘는 우리편, 쟤는 나쁜놈)이나 이상을 부르짖는 외침(끝까지 포기하면 안 돼! 꿈을 가져!) 같은 것들이 없다. 그 자리를 대신 채우고 있는 것들은 지독하게 현실적으로 그려진 사회인들의 일, 연애 그리고 인간 관계 이야기이다.
동거나 불륜, 양다리, 회사 상사와의 마찰이나 정치적 줄다리기...청소년 만화에서 이런 화제들은 대개 의도적으로 무시되거나 혹은 미화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삼각 관계를 예로 들어볼까? 청소년 만화에서 삼각 관계는 거의 고정 떡밥인데, 왠지 주인공은 항상 두 명 이상의 이성(99%는 굉장한 미모의 소유자다)에게서 사랑을 받아 곤란해한다. 거기다 이런 주인공들은 대부분 우유부단하기 이를 데 없어서 한 명을 딱 못 고르고 계속 질질 끄는데, 이런 태도에도 이성들의 마음은 언제나 일편단심. 현실에서라면 어느 한 쪽이 지치거나, 화를 내거나, 주인공을 다그치거나 하겠지.
위와 같은 만화들과 달리, 모든 화제들을 현실적으로 다루는 이 만화는 그 담담함과 건조함, 혹은 판타지의 부재 때문에 독자에 따라 꽤 취향을 타는 작품이다. 특히 학생들 같은 경우는 이 만화가 공감되지 않는 지루하고 담담한 이야기들의 나열로 비춰질 수도 있다고 본다. (사실 나만 해도 대학원 들어오기 전후를 비교하면 이 만화에 대한 느낌이 전혀 다르다) 하지만 뒤집어 말하면, 비슷한 경험을 직간접적으로 접한 사회인들의 경우는 오히려 공감할 부분을 이곳저곳에서 찾을 수도 있을 것이고, 그 자체가 이 만화의 재미요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