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녀를 사랑했네
안나 가발다 지음, 이세욱 옮김 / 문학세계사 / 200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저는 이 책을 정말 좋아합니다. 벌써 알라딘에서만 2권 산 거 같아요.    

사랑을 찾겠다며 떠나버린 아들 때문에 슬퍼하는 며느리와 며느리를 위로해주던 시아버지가 

그 대화속에서 자신의 지나간 사랑, 회한, 인생을 드러내며 반추하는 그런 내용이에요.  

시아버지 1인극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대학로에서 연극으로도 했던 것으로 압니다.  

제가 이 소설을 알게 된 것은 노희경 드라마 굿바이 솔로의 한 커플이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사랑할 때 해보고 싶은 것들이야 라면서 한 구절을 읊어줍니다.  

 ...소풍가기, 강가에서 낮잠자기, 당신이 골라주는 구두와 속옷과 향수 사기,  둘이 앉는 자리를 당신이 다 차지하고 있다고 투덜대며 옆으로 떼밀기, 시장 보러 가기, 당신과 동시에 양치질하기, 당신 팬티 사 주기, 당신 어깨 너머로 신문 읽기, 당신에게 노래 불러주기, 사람들 바라보기, 심심하다고 투정부리기, 변덕부리기, 공연히 당신 이름 불러보기,빗속에서 노래부루기, 술에 취하기, 당신에게 모든 것을 사실대로 말하고 나서 때로는 거짓말이 약이 된다는 것을 새삼 깨닫기... 

(p193~195 부분 인용)

그 때 그 부분을 듣고 이 책을 찾아 봤었어요. 읽고 나면 짠하고, 마음 아프고, 나는 망설이지 말아야겠다 그런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  

'나도 당신과 함께 있는 게 좋아요. 당신이랑 함께 있으면 싫증이 나질 않아요....내 말 무슨 뜻인지 이해하겠어요? 당신이 가진 것 중에는 내 눈에 보이는 것도 있고 보이지 않는 것도 있어요. 나는 그 모든 걸 사랑해요. 물론 나는 당신의 결점이 무엇인지도 알고 있어요. 하지만 그 결점이 내 장점과 잘 어울린다는 느낌이 들어요. 당신이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것과 내가 걱정하고 두려워하는 것은 서로 같지 않아요. 당신의 악마들과 내 악마들이 동시에 들이닥치는 일은 절대 없을 거에요.'  


'...나는 연과 같은 사람이에요. 누군가가 연줄을 잡고 있지 않으면, 홱 날아가 버려요...그런데, 당신은 내가 여러 번 말했듯이, 나를 붙들어 둘 만큼 강하면서도 내가 달아나도록 내버려둘 만큼 영리하기도 해요. 참 이상하죠?'  


'왜 그런 말을 하는거야?'  


'당신이 아는 게 좋겠다 싶어서요.'  


'왜 지금 그런 얘기를해?'  


'몰라요.....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두 사람 다 상대방이랑 함께 있으면 좋다고 말한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 아니에요?'  


'그런데 왜 지금 그 얘기를 하느냐니까?'  


'그건 말이에요, 이따금 당신이 우리가 얼마나 큰 행운을 누리고 있는지 깨닫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에요.' 

 

안나 가발다의 다른 책 <함께 있을 수 있다면>은 오드리 또뚜 주연의 동명 영화와 함께 봐도 너무 재밌어요! 늘 사랑하는 작가입니다.  

5년 전에 이 책을 읽었기 때문에 망설이지 않을 수 있었고 5년 넘게 지금의 사랑을 만날 수 있었어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하기도 했고요. 내게 잘못을 저지를 권리, 실수 할 수 있는 용기를 주고 인생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면서 배웠어요. 사랑 얘기지만 매우 교훈적이지요. 이솝 이야기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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