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케이크의 맛 마음산책 짧은 소설
김혜진 지음, 박혜진 그림 / 마음산책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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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소설은 재미를 쫓으며, 어떤 소설은 무료함을 쫓기 위해 읽는다. 진행되는 사건이 빠져서 읽게 되는 소설이 있는가 하면, 인물의 심리를 따라가며 읽는 소설도 읽다.
김혜진의 짧은 소설집에 담긴 이야기들은 사건이라기보다 사유에 가깝다. 단막극 같은 상황들이 벌어지는 가운데 독자가 알게 되는 것은, 그 일들이 남긴 ‘흔적’들이다.
실제로 일상에서 겪는다면 애매하게 넘겼을 상황들. 그 순간들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집요하리만큼 고집스러운 응시를 통해 그려낸 문장들을 읽으면 오래 참은 숨을 토하듯, 긴 숨을 내쉬게 된다. 어쩌면 이것은 안도일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영영 놓쳤을지도, 모르고 지나갔을지도 모르는 찰나의 감정들을 벼리고 벼린 문장들을 통해 알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한.

어쩌면 그 무엇도 아니고 그 모든 것일지도 모르는 마음을 이제 나는 어렴풋이 알 것도 같습니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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