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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터의 투자법 - 일상도 취미도 소비도 투자가 됩니다 ㅣ 쏘스 시리즈 1
김석현 지음 / 북스톤 / 2021년 6월
평점 :
누군가에게 투자는 확률일 것이고, 누군가에게는 모험일 것이다. 단순히 경험일 수도 있고 직업일 수도 있다. 나에게 투자란 ‘공부‘다. 좋든 싫든 투자를 하려면 알아야 한다. 감이나 요령은 투자에 잠깐 존재할 수 있어도 지속가능하지는 않다.
나는 아침에 일어나면 밤 사이 있었던 뉴스와 미국 증시를 체크한다. 굵직한 사건이나 환율변화 등의 지표를 확인한다. 주도면밀하게까지는 아니어도 대략적으로나마 확인하는 편이다. 누구나 하는 일일 수 있겠으나 이 역시 의식적으로 하는 공부라면 공부다. 주말에는 평일에 읽지 못하고 넘어간 깊이 있는 기사나 컬럼을 정독한다.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책이나 다큐를 챙겨보는 것 역시 도움이 된다.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생각하거나, ‘나라면 하지 않았을 것들‘을 상상하는 것도 공부의 영역이다. 경험을 좋아한다 해도 시간적, 물리적 제약상 모든 것을 다 해볼 수는 없다. 대신 생각에는 한계가 없다고 믿는다. 책이나 SNS를 통한 간접경험을 활용하는 이유다. 내가 저 기업이라면 과연 무엇을 필요로 할까? 내가 고객이라면 이런 서비스를 찾지 않을까? 이 브랜드의 주가는 왜 떨어졌고 왜 올랐을까? 이런 것을 의식적으로 생각하는 것 역시 공부의 영역이다.
투자에 이르기까지 생각의 흐름을 기록하며 복기하고, 실패에서 배워야할 점을 꾸준히 적는 것도 공부의 일환이다. 와인을 마시는 사람들이 와인노트를 쓰는 것처럼, 개인 투자자라면 투자일기를 써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나 역시 하루 중 투자와 관련된 생각이 떠오를 때마다 메모 앱에 짤막하게 기록하고, 매일 밤 그 기록들을 엮고, 관련해서 검색 및 공부를 하고, 살을 붙여 구글 닥스에 글로 남긴다. 개인 투자자의 경쟁력은 꾸준함에 있다. 꾸준함이란 변함없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변함없이 노력하는 것이라던 누군가의 조언을 지금도 기억한다.
마지막으로 투자자에게는 가장 중요한, 마음을 다스리는 공부가 필요하다. 마케터라는 나의 직업에 도움이 된다 해도, 거액을 베팅하는 투자가 아니라 해도, 투자에 실패한 이상 속이 쓰리지 않은 사람은 없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사실 운 좋은 기회를 놓쳤을 때 속은 훨씬 더 쓰리다. 그럴수록 아쉬워하기보다 자신의 공부가 부족했음을 탓하고 잊어버릴 수 있어야 현명한 투자자로 남는다.
게다가 투자를 공부라고 생각하는 건 어찌 보면 최고의 리스크 관리다. 투자 과정에서 경제적 손실을 입더라도 공부 과정에서 경험과 지식은 늘 남는 법이니까.
살면서 즐거움을 만날 일이 점점 줄어드는 것 같다. 투자의 즐거움뿐 아니라 일의 즐거움, 무언가를 좋아서 공부할 때 따라오는 즐거움을 공감해주길 바라며 이 책을 썼다. ‘마케터의 공부법‘이라는 친구의 피드백을 듣고 책이 나오기 전부터 괜히 마음이 설렜던 이유일 것이다.
(에필로그, 마케터의 공부법, P. 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