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박스
김경주 지음, 김바바 디자인 / 안그라픽스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블랙박스
김경주 지음
김바바 디자인
안그라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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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유추해나가는 재미: 배경 및 성격 등

두 사람의 대화로 이루어지는 대담인 듯 뮤지컬인 듯한 글들이 핑퐁처럼 구성된다. 우주 신문이나 비행 할증 요금 등 그들의 이야기로 유추어보아 굉장히 미래의 이야기인 듯 싶다. 서로 다른 직업을 가진 이들은 비행하고 있는 물체, 바로 이야기의 배경인 이곳에서 처음 만났다. 자칭 언어로 먹고 산다는 카파는 언어로 말실수를 하고 이해하기 어렵거나 말이 안되는 궤변을 늘어놓기도 한다. 조종사였던 미하일은 보다 냉정하게 세상을 바라보며, 가볍게 농담을 던지는 카파의 말에도 성실히 대답하는 모습이 개인적으로는 인간적인 면에서 인상적으로 보였다. 실없는 이야기부터 인생을 대하는 태도까지의 여러 종류의 대화 주제에 따라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독자들의 상상력을 더욱 자극한다.

02. 
긴 대화로 이루어진 시

본인은 한 편의 뮤지컬이 그려지는 내용들을 옴니버스 형식으로 이루어진 시라고 생각하며 읽었다. 그저 줄거리를 읽는 것이 아니라 언어 그 자체의 재미를 찾고 싶었기 때문이다. 반복되는 단어, 은유되는 방식, 언어 유희 등 이러한 언어적인 재미는 커다란 덩어리의 이야기를 이어주는 연결고리가 되고 보다 주인공들의 성격을 부각시킨다. 단지 아쉬운 것은 영문을 대체할 만한 한글 단어가 없어 한글로 쓰여진 시임에도 불구하고 영어를 어원을 둔 한글 형태의 단어들이 나온다는 것이었다. 

03. 
제 3의 인물

두 주인공 간의 상황에 따른 대화 및 행동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는 이 책은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부분에서 제 3자의 인물을 등장시켜 음식의 고명같은 역할을 맡긴다. 그 역할을 스튜어디스가 맡았는데 두 주인공에게 그녀는 꽤나 매력적인 여자로 비춰지는 듯 하다. 그리고 두 주인공은 그녀에게 추파를 던지지만 본인에게 주어진 일을 할 뿐이다. 하지만 그녀 자체만으로도 다음 이야기의 소재가 나온다니, 비중이 없다고 말하기엔 미안할 정도이다.

+.
책은 두껍지만 글씨 크기가 크고 빽빽하게 적혀있는 것이 아니라서 굵기에 부담스러워하지 않았으면 한다. 하지만 그 안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내용 자첸츤 꽤나 심오한 것이어서 장수가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는 건 사전에 밝히도록 하겠다. 
그리고 읽으면서 끊임없이 이 이야기들이 도대체 어떤 이야기를 하기 위한 것인지 고민해보자. 여기에 의미없는 글은 없다. 단지 깨닫지 못하고 지나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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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그라픽스 #벗님 #블랙박스 #김경주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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