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 간 법학자 - 화가의 날선 붓으로 그린 판결문
김현진 지음 / 어바웃어북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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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과 법학,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 두 영역이 만나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는 책, 바로 <미술관에 간 법학자>이다. "모든 예술은 본질적으로 법을 위반하는 것이다!"라는 도발적인 선언에서 시작하는 이 책은 미술을 통해 법을, 법을 통해 미술을 탐구한다는 독특한 접근법을 취한다. 법학자이자 변호사인 저자는 법정이 아닌 미술관에서 법학의 새로운 관점을 발견했고, 이러한 시각을 독자와 나눈다.

그동안 미술 작품을 철학, 과학 등의 다양한 시각에서 분석한 책은 여러 번 접했지만, 법학을 통해 미술을 바라보는 시각은 나에게 매우 신선했다. 법률은 고리타분하고 난해한 분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저자는 이를 미술과 접목하여 보다 쉽게 설명한다. 책 속에서 저자는 다양한 미술 작품을 통해 미술 작품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 그리고 그러한 이야기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법률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또한, 색의 독점 사용 문제와 저작권 등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법과 예술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충돌을 탐구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미술품의 소유권 분쟁, 추급권 등 미술계에서 종종 발생하는 법적 문제들을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미술 작품을 법적 관점에서 해석하는 동시에, 법과 예술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말한다. 첫 번째 챕터에서는 기본권의 역사를 회고하며, 작품 속에 담긴 인간의 존엄과 권리들을 다루고 있다. 이러한 것들을 담은 미술 작품들은 단순히 예술에만 머무르지 않고, 법적 관점에서 그 시대의 사회적 문제들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두 번째 챕터는 미술작품 속에 담긴 인간의 위선과 법적 문제들을 제시한다. 예술가들은 종종 인간사회의 위선과 부조리를 날카롭게 묘사해왔으며, 이 책은 그러한 작품들을 법학적 관점에서 재조명한다. 성폭력, 뇌물 수수 등 현대 사회에서도 빈번하게 일어나는 사건들을 담은 미술 작품을 예시로 들어 법과 인간의 관계를 비판적으로 분석하며, 미술이 단순한 아름다움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음을 보여준다.





책을 읽으며 내가 느낀 가장 큰 점은 법이란 것이 더 이상 고립된 영역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다양한 미술 작품 속에서 당시의 상황이 어땠는지, 그리고 당시의 법은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이해하고, 똑같은 사건에 대해 현대 사회에서는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살펴보는 과정을 통해 법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간 느낌이 들었다. 그동안 나에게 미술책이라 하면 과학적 시각에서 미술을 바라보는 책뿐이었으나, 법학적 관점에서 미술을 탐구하는 이 책은 나의 흥미를 자극하는 전혀 새로운 책이었다. 예술과 법, 두 분야 모두에 관심이 있는 독자에게 이 책은 큰 즐거움을 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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