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방에서 즐기는 미술 여행, 90일 밤의 미술관 이탈리아

90일 밤의 미술관 : 이탈리아 - 내 방에서 즐기는 이탈리아 미술 여행 ㅣ Collect 13
김덕선 외 지음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2년 1월

　최근의 유럽여행도 벌써 5년 전이 되었다. 당시 유럽여행은 정말 친한 친구와 둘이 떠났는데, 나는 평소에 예술에 관심이 1도 없던지라 미술관이나 박물관 투어는 생각도 안 하고 있었다. 하지만 같이 갔던 친구는 이런 것에 관심이 많았기에 별생각 없이 따라갔었던 것이 이탈리아의 바티칸 미술관 투어와 우피치 미술관 투어였다. 투어를 통해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작품을 실제로 보면서 감동도 받고 울컥하면서 보기도 했었던 기억이 난다.

　90일 밤의 미술관 시리즈는 요즘같이 코로나로 맘 편히 여행할 수 없는 시기에 내 방에서 유럽의 미술관을 둘러볼 수 있는 좋은 책이다. 이번에 읽어본 90일 밤의 미술관 시리즈 중 이탈리아 편은 다빈치, 보티첼리, 미켈란젤로 등의 거장을 배출한 나라인 이탈리아의 작품들을 소개한다. 이탈리아는 서양 미술사의 중심지로 고대 유물과 유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 책은 이탈리아 미술관에 전시된 작품이 유로자전거나라의 이탈리아 공인 가이드 4명의 설명과 함께 소개된다.

　로마, 피렌체, 밀라노, 나폴리 등 이탈리아의 다양한 미술관, 박물관, 성당에 전시된 작품들 중 선정된 90가지 작품이 등장한다. 수태고지, 성모 마리아 등 주로 종교적인 작품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같은 주제의 작품이라 하더라도 화가에 따라서 그 느낌은 달라진다. 예를 들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수태고지는 당시 화가들의 패턴을 따라 실제로 관찰한 것들을 생생하게 옮겨놓았으며, 원근법을 활용함으로써 입체적이고 사실적으로 보인다. 반면, 시칠리아에 있는 안토넬로 다 메시나의 수태고지는 이게 도대체 어떻게 수태고지인거지? 라는 의문이 들 정도로 의문이 든다. 다양한 인물을 등장시키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성모 마리아의 모습만 클로즈업되어 있다. 또한, 다빈치의 수태고지와는 다르게 펜으로 그린 듯 정확하고 뚜렷한 묘사를 보여준다.

　이외에 당시 학자들을 한 장면으로 볼 수 있는 라파엘로의 아테네 학당, 따뜻한 봄의 향기를 제대로 시각화하여 보여주는 보티첼리의 프리마베라 등 정말 유명한 작품들을 전문 가이드의 설명과 감상 팁과 함께 즐길 수 있다. 미술 작품은 말 없는 시 또는 이야기라는 말이 있다. 하나의 단편적인 장면이라 할지라도 그 속에는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여기에 전문 가이드의 설명이 더해지면 "아는 만큼 보인다."라는 말을 체감할 수 있게 된다. 동양북스의 90일 밤의 미술관 시리즈는 이탈리아 편뿐만 아니라, 루브르 박물관, 그리고 클래식까지 출판되어 있다. 매일 밤 자기 전 침대 위에서 잔잔하게 예술을 즐기기에 너무나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