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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동화는 어른을 위한 것 - 지친 너에게 권하는 동화속 명언 320가지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1년 11월
평점 :

동화란 "어린이를 위하여 동심(童心)을 바탕으로 지은 이야기로, 대체로 공상적ㆍ서정적ㆍ교훈적인 내용으로 되어 있다."라는 사전적 정의를 가지고 있다. 동심이란,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어린아이의 마음을 담은 이야기이기 때문에 순수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점점 크면서 동심을 잃어버리곤 한다. 정확히 말하면 잃어버렸다기보다는 크면서 많고 다양한 경험을 함에 따라 복합적인 생각과 마음이 생기기 때문에 동심이 잠시 마음 한구석으로 밀려난다고 할 수 있다. 어른이 되어서 지브리나 디즈니 같은 애니메이션을 보면 마음이 설레고 찡하고 감동받고 하는 것이 잠시 마음 한구석으로 밀려난 동심이 되살아나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어린아이일 때 읽었던 동화는 당연히 맞는 이야기인 듯이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어른이 되어서 동화를 읽게 되면 동화의 결말과는 다른 결말들을 많이 생각해낼 수 있기 때문에 당연히 맞는다는 생각을 덜 하게 된다. 이 책은 이렇게 당연한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지친 어른을 위로하고 토닥여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 이서희는 우연히 동화 <파랑새>를 다시 읽게 된 후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열심히 살았던 저자는 이 모든 것이 행복과 풍요로움을 위한 것이며,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되었으나 우연히 접한 동화는 이러한 생각을 바꾸어준다. 자신에게 필요한 것은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아 얻는 행복과 풍요로움이 아닌, 마음이 편안해지는 위로와 휴식이라는 것을 느낀다. 우리가 힘든 일이 있거나 고민이 있으면 가족이나 친한 친구 등 가까운 사람들에게 털어놓곤 한다. 하지만 가끔은 혼자 책을 읽거나 생각에 빠지며 편안함을 찾고 싶을 때가 있는데, 그때 이 책이 빛을 발한다. 총 5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PART 1. 잃어버린 가치를 찾아... 잊지 말아야 할 소중함", "PART 2. 불안한 시간을 위하여... 당신에게 건네는 위로", "PART 3. 모험과 불확실함 속에서... 긴 여정을 이겨낼 힘", "PART 4. 특별한 세상을 마주하여... 조금은 다르고, 더욱 소중한 것들", "PART 5. 소중한 이들을 떠올리며... 사랑과 온기의 힘" 순서로 이어진다. 우리가 살면서 많은 경험과 기억이 누적되면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소중한 것들을 잊고 살 수도 있고, 불안하지만 어른이기에 꾹 참고 견딜 수밖에 없을 수도 있고, 새로운 환경에서 두렵지만 이겨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빨간 머리 앤> 등 너무나 유명한 동화들에 나오는, 마음을 울리는 명언들은 순수한 어린아이의 마음으로 독자인 어른의 마음을 위로해 준다. 동화 속 명언이 등장하는 장면이 5장 내로 나오며, 한 작품이 끝나면 사랑이 나를 지켜주었던 경험, 주변 사람과 함께 했을 때 느꼈던 행복, 나를 치유로 이끄는 것 등을 질문하고 기록하는 부분이 마련되어 있어 마치 책을 매개체로 상담을 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요즘 당연하게 생각해왔던 것들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시기가 오랫동안 이어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우울함과 외로움을 호소하곤 한다. 어쩌면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경쟁하기도 힘든데, 그 힘든 경쟁이라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리면 경쟁함으로써 지치는 것보다 더욱 마음이 힘들어질 수도 있다. 이럴수록 우리는 더 나를 채찍질하고 성숙해지려 하기보다는 생각을 비우고 어린아이의 순수함으로 위로받아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를 비롯하여 힘듦을 호소하는 주변 사람들에게도 추천해 주고 싶은 책이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