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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평등 터키어 첫걸음 - 평등한 언어 세상을 위한 시작 ㅣ 언어평등 첫걸음 시리즈
장주영 지음 / 언어평등 / 2020년 12월
평점 :

외국어에 관심이 많고 흥미가 있어서 다양한 외국어를 건드려본 경험이 있다. 너무 재미있어 4년 넘게 공부하고 있는 언어도 있는 반면, 학원 6개월 등록을 끝으로 그렇게 중단된 언어도 있는 반면, 발음이 어려워서 파닉스만 배우다가 때려친(?) 언어도 있다. 이렇게 내 오감을 스쳐간 언어는 족히 대여섯 개 정도는 되지만 터키어는 우연히 보고 듣기만 했지 알파벳 표조차 본 적이 없는, 정말 생소한 언어이다. 그렇지만 터키라는 나라는 역사적으로 우리나라와 비교적 특별하기도 하고, 개인적으로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축구선수가 터키계 독일인이기 때문에 인터뷰나 기사에서 보고 들은 적은 있다.

워낙 배우고 싶은 언어도 많고, 벌려놓은 것들도 많아서 터키어를 언제쯤 제대로 배울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첫걸음 단계여도 대충 문법 구조가 어느 언어와 비슷한지, 발음은 어느 언어와 비슷한지 대략의 감은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새로운 언어를 배운다는 설렘으로 <언어평등 터키어 첫걸음> 책을 접해보았다. <언어평등 터키어 첫걸음>은 문예림의 언어 교재 출판사인 언어평등에서 펴낸 책으로, 무엇보다 이 출판사가 추구하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학습자가 많은 언어가 있는 반면 단일 민족에게만 쓰이는 언어가 있다. 언어평등에서는 "모든 언어는 평등하다"라는 주장 아래에 학습자와 사용자가 많은 프랑스어, 스페인어 교재는 물론이고, 터키어를 비롯하여 스와힐리어, 우르두어, 히브리어 등의 다소 생소한 언어의 교재가 출판되어 있다. 생소하지만 분명 필요한 사람이 있을 것이기에 이러한 부분을 통해 출판사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터키어를 하나도 모르는 왕초보를 위한 책으로, 여느 언어 학습서와 마찬가지로 파닉스를 먼저 배우고 들어가도록 되어 있다. 알파벳 형태나 소리는 유럽어 알파벳과 같아서 크게 이질감은 들지 않았다. 8개의 모음과 21개의 자음을 가지고 있는 터키어는 한국어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 동화 현상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표기에서는 드러나지 않는 한국어와는 다르게 동화 현상으로 인해 표기가 달라지면서 이런 부분이 조금 생소했다. 접미사에 따라서 사람, 또는 언어를 나타내는 점은 영어와 비슷했으며, 이슬람 국가라 그런지 표기만 알파벳일 뿐 단어와 문장의 발음은 아랍어와 비슷한 부분도 볼 수 있었다. 특이하게도 터키어는 ~라는, 영어의 be 동사에 해당하는 부분 없이 명사와 형용사만으로 문장이 된다는 점이다. 첫걸음 교재이기 때문에 문법적으로 분석하고, 공책에 적어가면서 단어를 암기하고 그러기보다는 눈과 귀에 최대한 많이 익히기 위한 마음가짐으로 접했다. 분명 예외는 있겠지만 어느 정도 규칙을 생각하면서 어렵지 않고 무난하게 공부할 수 있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