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다들 아무렇지 않은 척 살고 있지만 - 스물다섯, 저마다의 이야기 그리고 인터뷰
황연웅 지음 / SISO / 2021년 1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제목과 부제 그대로 아무렇지 않은 척 살고 있는 스물다섯들의 저마다의 이야기와 인터뷰를 담은 책이다. 평범한 인생 에세이지만 여기에 독특하게도 본인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본인과 같은 여러 스물다섯들의 인생 이야기를 인터뷰 형식으로 함께 담았다.
나는 평소에 에세이를 잘 읽지 않는다. 사람 사는 인생이 다 똑같지 뭐, 하는 생각이 있고 들여다보면 다 흔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어서 드라마도 잘 보지 않는 편이다. 그렇지만 이 책을 읽어보고 싶었던 이유는 우선 제목에 굉장히 공감이 갔고, 스물다섯이라는 특정한 시점이 정해져 있다는 점이었다.

나의 스물다섯을 되돌아보면 첫 유럽 여행을 떠나기 위해 직장 생활을 하면서 주말 아르바이트까지 했던 기억이 난다. 추억은 아니지만 추억을 만들기 위한 준비이니 나름 추억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온전히 내 돈으로만 쓴 내 인생 최고 금액의 소비였기 때문이다. 500만 원 가까이 모은 돈을 들고 떠난 여행은 5년 넘게 지난 지금도 잊히지 않는 추억으로 자리 잡고 있다. 내가 스물다섯 첫 유럽 여행을 위해 열심히 일을 했을 동안 또래의 인생은 어땠을까? 내가 다시 스물다섯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스물다섯 저자는 둥지에 홀로 남은 털 뭉치였다. 알이라는 따스하면서도 단단한 방어막을 깨고 나와 둥지라는 또 다른 방어막을 깨기 앞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이고, 가야 할 곳이 어디인지 방황하는 삶을 살고 있다. 그렇게 나의 모습을 몰랐던 저자는 또래의 삶과 모습을 통해 나 자신을 자세히 보기 시작한다. 그렇게 스물다섯들의 인터뷰가 시작되었고, 이 인터뷰는 각각 하나의 테마를 가지고 진행되었다.

책임감, 사랑, 증명, 소신 등 다양한 것들에 있어서 스물다섯의 생각을 들어볼 수 있다. 그동안 해왔던 일을 통해 책임감의 정의를 찾았고, 마치 인생의 마지막이 될 것 같은 최고의 사랑을 했던 스물다섯의 모습이 있었고, 장애가 있어 부모님한테까지 무시당하면서도 인정받기 위해 후회 없는 삶을 살면서 절반은 성공한 삶임을 증명하고자 했던 스물다섯이 있었다. 비겁하고 소심했던 자신이 아버지의 죽음을 겪으면서 아버지가 살아왔던 소신 있는 삶의 의미를 깨닫는 스물다섯 또한 있었다.
저자의 인터뷰 대상은 오래된 친구도 있고 낯선 사람도 있었으며 그들은 사업가, 대학생, 외국인 등 다양한 사회적 위치에 있는 사람이었다. 비록 나의 스물다섯은 5년도 더 넘은 과거이지만 스물다섯 저자가 다양한 스물다섯 인생을 통해 나의 모습을 찾아가듯 나도 내 또래의 인생을 생각해 보고 그 속에서 반사되는 나의 모습을 찾아갈 수 있는 시간을 한 번쯤은 가져보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처럼 사회적 활동뿐만 아니라 개인적 활동 또한 마음처럼 할 수 없는 시기에, 그리고 서서히 추운 날씨가 풀리면서 나아질 것 같은 희망으로 맞이하려 하지만 마음처럼 나아지지 않는 봄을 맞이하기에 앞서 오히려 우울함이 더해질 위험이 있다. 이러한 시기에 이 책이 스물다섯에게 위로의 한마디, 깨달음의 한마디가 되길 바란다.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