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안데스의 시간 - 그곳에 머물며 천천히 보고 느낀 3년의 기록
정성천 지음 / SISO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최근 코로나 3차 확산이 시작되었다. 질병관리청의 빠른 대응과 시민들의 협조로 점차 수그러드는 분위기였기 때문에 매우 안타까운 상황이다. 더군다나 고3의 수능을 일주일가량 앞둔 시점에 내가 사는 동의 옆 등에서 고3 일가족의 확진 소식이 들려왔다. 이런 심란한 분위기 속에서 하루하루 집콕 생활을 하면서 작년에 다녀온 여행 사진을 자주 들여다보고, 여행 에세이를 자주 읽게 된다. 나는 워낙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어디 마음 편히 놀러 갈 수 없어 답답한 상황이 이어지다 보니 더욱 그런 것 같다. 이러한 시기에 이번에 접하게 된 책은 <페루, 안데스의 시간>이라는 책이다.



 페루는 남아메리카의 주요 국가 중 한 나라로, 남미로 여행을 가는 사람이라면 꼭 들르는 나라이기도 하다. 잉카 문명과 안데스 문명이 꽃 핀 나라인 동시에 마추픽추라는 세기의 불가사의가 있기도 한 나라이다. 나 역시 작년에 남아메리카로 여행을 갈 때 다녀온 나라이기도 하다. 저자는 오랜 기간 교직에 몸담았던 교사로, 퇴직 후 여유 있는 삶을 살다가 다시 한번 도전하고 싶은 마음에 '해외 교육 자문관 파견 시험'에 도전하고 이에 합격하여 3년간 교육 자문관 자격으로 페루로 떠났다. 일 때문에 떠난 곳이지만 저자는 마치 여행하듯 페루에서의 하루하루를 보냈다. 저자가 지내게 된 도시는 모케과라는 도시로, 낯선 자연환경과 열악한 인프라에 사람이 살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 도시이다. 언뜻 이 도시의 생활을 책 한 권에 써 내려가기에는 마땅한 내용이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 도시였기에 더욱 진짜 페루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뿐만 아니라 3년의 시간 동안 페루의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독자에게 페루의 다양한 모습을 충분히 보여주었다.


 이제는 세계에서 가장 깊은 협곡 2위로 밀려난 아레키파의 콜카 캐니언, 그리고 소금 호수와 마치 화성과 같은 아타카마 사막을 시작으로 페루뿐만 아니라 페루와 국경을 맞닿고 있는 볼리비아의 모습도 볼 수 있다. 페루와 볼리비아 사이의 국경을 건널 때 꼭 들르는 관광 도시인 코파카바나와 티티카카 호수, 거의 모두의 버킷 리스트에 담겨 있을 것 같은 소금 사막이 있는 도시 우유니와 같은 주요 관광지부터 오지 중에서도 정말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담고 있는 오지인 꼬따와시와 아만따니 섬 등 다양한 풍경을 사진과 글로 들려준다.



 다섯 번째 여정에 실린 곳은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그곳, 마추픽추이다. 어릴 때부터 버킷 리스트 1위였던 남아메리카로의 여행, 그리고 작년에 드디어 이 꿈을 이루기 위해 떠난 여행에서 마추픽추는 참 기억에 남는다. 어떻게 이 시대에 운반하는 기계 없이 이렇게 정교한 공중 도시를 만들어 냈는지... 이곳에 다녀온 후로 나는 이곳을 친구들에게 소개할 때 신이 만든 도시라고 설명한다. 나는 하루도 종교를 믿어본 적 없는 무신론자이지만 정말 신이 있다면 분명 마추픽추를 만들고 간 존재들이 신이겠지 싶은 것이다. 이곳이 인상 깊었던 점은 마추픽추를 가기 위한 거점 도시인 쿠스코가 참 인상 깊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첫 번째 챕터에서 10여 년 전 어느 사진 잡지에서 우연히 본 사진 한 장 때문에 페루에 깊은 관심이 생겼다고 한다. 그 사진 한 장이 바로 페루의 쿠스코였다. 나 또한 그저 마추픽추를 가기 위한 거점 정도로만 생각했던 쿠스코가 너무나 좋았기 때문에 저자가 쿠스코 사진을 보고 느낀 강렬한 인상에 공감이 많이 갔다. 이외에 쿠스코를 가면 꼭 하는 투어 도시인 모라이, 친체로, 살리네라스 등 페루가 얼마나 다채롭고 신비로운 나라인지를 느낄 수 있는 좋은 책이었고, 나에게는 작년 여행을 회상하게 하는 하나의 추억 같은 책이었다. 요즘 같은 집콕 시기에 책으로나마 여행을 떠나보길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