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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의 종교노트 : 기독교 편 - 과학자의 시선으로 본 기독교 역사 이야기
곽영직 지음 / Mid(엠아이디) / 2020년 10월
평점 :

과학과 종교는 왠지 서로 상극인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사실을 바탕으로 하는 과학에게 종교는 사실 혹은 실제라고 증명할 수 없는 대상이기 때문이고, 종교에게 종교는 그 자체로 받아들이고 존중해야 할 대상이기 때문이다. 나는 무신론자이기 때문에 당연히 종교는 없다. 신이라는 것은 믿으니까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전부터 과학과 종교를 다룬 책을 몇 권 읽어보기도 하고 굉장히 관심이 많이 컸던 와중에 아주 흥미로운 제목의 책이 출판되었다. "과학자의 시선으로 본 기독교 역사 이야기"를 다룬 <과학자의 종교노트 - 기독교 편>
저자 곽영직은 서울대 물리학을 졸업하고 현재 수원대 물리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과학이 꼭 어려운 건 아니야> 시리즈로 이미 저자의 책을 접했고, 상대성 이론, 양자역학 등 어려운 내용을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 것이 인상 깊어서 저자의 새 책이 반갑기도 했다.

이 책은 신약성경의 내용을 바탕으로 한 기독교의 역사가 담겨 있다. 우리가 다큐멘터리를 통해 몇몇 중요한 사건들을 통해 기독교의 역사를 대강 알거나 또는 들어본 적은 있다. 그러나 이러한 몇몇 중요한 사건들로는 기독교의 역사를 이해하기는 힘들다. 이 점 역시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이기도 하다.
유대 지역을 로마가 다스리고 있을 때 시작된 기독교는 여러 번의 박해 끝에 결국 로마제국의 국교가 된다. 그 이후 로마의 세력이 커짐에 발맞춰 기독교 또한 세계적인 종교로 성장한다. 그러나 예전부터 종교가 나라에 큰 비중을 차지했던 만큼 외적의 침입에 따라 정치 체제가 달라지고 기독교 또한 비중 있게 다뤄지게 된다. 또한 국교로 정해졌다 하더라도 성경의 내용에 있어서 공식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흔히 삼위일체라고 불리는 성부와 성자, 그리고 성령에 대한 논쟁, 예수만 믿는 것이 맞는지, 아니면 예수의 어머니인 성모 마리아까지 믿어야 하는지 등의 논쟁이 있다. 우리나라도 그러했듯 종교와 왕권 사이의 다툼 또한 기독교 역사에 많은 영향을 끼쳤으며, 우리가 세계사 수업 때 배웠던 카노사의 굴욕, 아비뇽 유수 등이 그 예가 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냥 세계사 책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이 든 만큼 종교가 한 나라에, 더 나아가 한 대륙에 꽤나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느낀 점은 기독교 신자라면 성경만을 읽는 것이 아닌 기독교의 역사를 읽어보는 것 또한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현대 사회와는 많은 괴리감이 있겠지만 역사도 그러하듯 종교 또한 어떤 변화를 겪어왔는지 안다면 앞으로의 신앙에 대한 가치관의 확립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