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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가슴 뛰고 싶다면 브라질 - 여행과 일상에서 마주한 브라질 소도시의 빛나는 순간들
전소영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5월
평점 :

청량한 표지에 감성 있는 제목을 가지고 있는 이 책은 3년 반 동안의 브라질 생활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브라질에서 3년 넘게 사는 동안 여행했던 34개의 브라질 소도시들 중에서 특히 좋았던 10곳을 소개한다. 저자 전소영은 남편이 브라질로 해외 근무를 하게 되며 두 아이와 함께 브라질에 살기 시작했고, 거주 생활의 하루하루를 여행하는 것처럼 살아가는 모습을 블로그에 기록하기 시작했다. 이 책은 그 하루하루를 많은 사진들과 함께 모아놓은 기록이다.
개인적으로 브라질이라는 나라는 나에게는 항상 아쉬운 나라이다. 작년에 3개월간 중남미 여행을 떠났지만 이중 가장 큰 면적을 자랑하는 브라질은 가보지 못했다. 정확히는 가보지 않았다고 해야 할까? 브라질의 치안이 너무 안 좋다는 얘길 많이 들어서 여행 경로에서 뺏기 때문이다. 운 좋게 안전하게 다녀온 지금, 남미 치안이 서로 거기서 거기일 텐데 왜 가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가 크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을 꼭 읽어보고 싶었다. 이 책은 여행기를 넘어서 아예 3년 이상을 브라질에서 생활했던 생활기이기 때문에 여행만 해서는 경험할 수 없는 더 많은 경험을 들여다볼 수 있어서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몇 가지 테마로 브라질을 소개하는 이야기로 시작해서 본격적으로 여행지가 소개되는 챕터 1에서는 포스 두 이과수가 가장 먼저 나온다. 이과수 폭포는 세계 3대 폭포 중 하나로, 브라질뿐만 아니라 파라과이, 아르헨티나와 함께 3대 국경에 걸쳐 있는 폭포이다. 이어서 브라질의 첫 번째 수도였던 살바도르는 사탕수수 경작을 위해 최초로 아프리카 흑인 노예가 유입됐던 곳으로, 동시에 포르투갈의 식민 지배하에 있던 곳이라 아프리카, 유럽, 남미 세 대륙의 역사와 문화가 물든 곳이다. 세 번째로 소개된 도시인 미나스 제라이스 역시 식민 시대의 흔적이 깃든 곳으로, 금광이 있어 살바도르 못지않게 포르투갈의 식민 지배가 컸던 곳이다. 브라질을 여행하는 이유 중 하나인 예수상을 볼 수 있는, 브라질의 두 번째 수도였던 히우지자네이루, 커피의 나라 브라질의 커피 생산 중심지인 동시에 예술의 도시이기도 하고 축구의 도시이기도 한 상파울루, 그리고 브라질 남쪽 해안 도시의 풍경을 물씬 느낄 수 있는 플로리아노폴리스의 풍경과 분위기를 책을 통해 느낄 수 있다.
마지막 네 개의 도시는 서울시의 버스 전용 차선과 교통 환승 체계의 모델이 된 브라질의 생태 도시인 꾸리치바, 동쪽 전체가 해안을 맞대고 있는 만큼 남쪽뿐만 아니라 북쪽으로도 해안 도시의 풍경을 느낄 수 있는데, 그중 휴양지로 인기가 많은 나따우, 현재 브라질의 수도이며 인공 도시인 만큼 독특하고 잘 다듬어진 도시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브라질리아, 마지막으로 히우지자네이루 바로 아래의, 금광에서 채굴된 금이 포르투갈로 이송되기까지의 종착지 항구이며, 이에 맞게 역시 식민 시대의 흔적이 엿보이는 바닷가 마을 파라치까지... 도시 하나하나가 제각기 매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독특한 매력을 가진 도시들을 상세하고 흥미로운 저자의 문체를 통해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었다. 때로는 두 아이의 순수하고 귀여운 관점을 통해 볼 수 있어서 그 도시의 매력을 다방면으로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