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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약을 먹었습니다 - 유산균부터 바이러스 치료제까지 지금 필요한 약슐랭 가이드
박한슬 지음 / 북트리거 / 2020년 5월
평점 :

약이라는 것은 먹을 때마다 항상 신기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작은 알약을 먹는다고 몇십 분 뒤에 두통이 가라앉고, 체했던 속이 편안해지고, 부글거리는 장이 조용해지니 말이다. 대학생 때까지만 해도 유전적인(나의 추측) 이유로 편두통이 자주 와서, 그리고 워낙 잘 체하는 체질이라서 진통제와 소화제를 자주 먹곤 했는데, 먹으면서 항상 약의 작용 과정이 궁금했다. 그리고 화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약들이 어떤 화학 구조로 되어 있는지, 그리고 몸속으로 가면 어떤 반응이 일어나는지 등 구조적인 궁금증도 있었기 때문에 이 책이 더 궁금하고 읽어보고 싶기도 했다.

이 책은 유산균부터 바이러스 치료제까지 우리가 자주 접하고 반드시 알아야 할 15가지의 약 이야기로, 표지에 나와있는 타이레놀 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 각성제의 일종인 암페타민, 해열제인 이부프로펜, 항염 효과가 있는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등 자세히 어떤 구조인지, 어떤 반응이 일어나는지는 모르더라도 대충 어떤 증상이 있을 때 처방받는 약인지 정도는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피임약, 탈모 치료제, 항암제 등 다양한 증상에 따른 약을 소개한다.

감기로 병원을 가면 항상 식 후 30분, 하루 3번이라는 규칙으로 약을 먹도록 처방받는데 왜 하필 3번인지, 그리고 왜 꼭 식 후 30분쯤에 먹어야 하는지 의문점을 갖지 않고 당연하다는 듯이 먹곤 했다. 이 책을 통해 이렇게 당연해서 간과한 것들부터 시작해서 각 증상에 따른 약만 소개하는 것이 아닌 그러한 증상이 왜 생기고 약을 먹게 되면 몸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까지 비교적 자세한 설명이 따르기 때문에 꼭 약이 아니더라도 생명과학에 관심이 많거나 흥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 될 것이다. 꼭 어떤 증상이 있어서 꾸준히 처방약을 복용하지 않더라도 병원과 약국을 자주 가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꼭 읽어봐야 할 책이라는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