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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베스 ㅣ 더클래식 세계문학 컬렉션 (한글판) 36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한우리 옮김 / 더클래식 / 2020년 3월
평점 :
이 책은 더스토리에서 펴낸 더클래식 세계문학 컬렉션 중 한 작품으로, 1673년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 디자인으로 재출판된 책이다. 더스토리는 맥베스뿐만 아니라 이와 함께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인 햄릿, 오셀로, 리어왕에 이어 페스트, 작은 아씨들, 징비록 등 너무나도 유명한 세계문학 작품을 초판본 디자인으로 출판했으며, 작품 내용뿐만 아니라 마지막에 작품 해설 또한 실려 있어 미사여구가 많아 예사롭지 않은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이해하는 데에 더 도움을 준다. 이번 작품인 맥베스는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로, 가장 많은 찬사를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게다가 더스토리의 맥베스는 오리지널 초판본 표지 디자인이기 때문에 소장 가치도 충분히 높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맥베스는 스코틀랜드의 충성스러운 장군으로 전투에서 승리하여 궁으로 돌아가는 길에 우연히 세 마녀를 만난다. 세 마녀는 의미심장한 예언을 하며, 함께 궁으로 돌아가던 맥베스의 오랜 전우 밴쿠오 장군에게도 예언을 한다. 맥베스가 왕이 될 것이라고 하며, 밴쿠오의 아들이 왕위에 오를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예언을 듣고 덩컨 왕을 알현한 후 집으로 돌아온 맥베스는 고뇌에 빠진다. 누구나 이 상황에서는 깊은 고뇌에 빠질 것이다. 자신이 왕이 될 것이라면 현명하고 어진 현왕 덩컨 왕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 이러한 고뇌에 본격적인 불꽃을 피운 것은 그의 아내이다. 이 작품에서 맥베스 부인은 권력을 향한 확고함과 결단력을 여느 사내보다 더 강하게 묘사한다. 결국 맥베스는 덩컨 왕을 살해하는 음모에 성공하며, 당연하듯이 왕위에 오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최고의 자리에 오른 순간 그의 추락은 시작된다. 밴쿠오 장군에 대한 예언 또한 있었기 때문이다. 밴쿠오 장군의 아들이 왕위에 오른다면 언젠간 자신도 덩컨 왕처럼 음모에 휩싸일 것이기 때문이다. 권력을 향한 맥베스의 이러한 헛된 욕망은 결국 오랜 전우 밴쿠오 장군까지 죽이고 만다. 인간이 타락하는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는 부분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왕과 오랜 전우를 살해한 것에 대한 죄책감으로 정신적인 고통을 받는다. 누구보다 강인해 보였던 맥베스 부인 또한 결국 죄책감에 의한 정신적인 고통으로 죽게 된다. 부인의 죽음을 사람은 누구나 죽게 된다는 말을 하며 너무나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맥베스의 모습이 제정신이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으며, 과연 그의 죽음은 어떻게 발생할 것인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정신적 고통을 견디지 못해 자살을 하게 될까? 아니면 권력에 눈이 멀어 끝까지 왕위를 지키기 위해 싸우다가 반란군에 의해 죽음을 당할까? 맥베스의 최후도 궁금했지만 더욱이 궁금했던 것은 초반에 등장했던 세 마녀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추락하는 맥베스의 인생을 세 마녀가 초래한 것인지, 아니면 인생을 살아가면서 달콤한 속삭임, 또는 추락시키려는 음모일 뿐이고 결국 비참한 최후를 맞이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맥베스 자신의 선택에 의한 책임인지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작품이다. 이 때문에 이 작품이 가장 많은 찬사를 받은 것 또한 이 세 마녀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의견이 나오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주인공은 맥베스이지만 그 주인공을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의 주인공 중 한 명으로 만든 것 또한 세 마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책을 다 읽고, 2015년에 개봉한 영화 <맥베스>를 찾아보았다. 네이버 관람평이 거의 8점에 달하며, 비교적 점수가 냉정한 기자와 평론가의 평도 7점이 넘는다. 원작이 너무나 훌륭한 덕도 있지만 영화 또한 비극의 분위기와 연출을 잘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작에 나온 예사롭지 않은 대사들을 그대로 영화에 실어서 책과 영화를 비교하며 보는 재미도 있었다.
과연 맥베스가 덩컨 왕을 죽이려는 음모를 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그는 스코틀랜드는 여러 번 전투에 패배하고 왕의 측근에 배신자가 발생하는 와중에 포기하지 않고 충성심으로 전투를 이기고 돌아왔다. 그야말로 왕의 곁에 꼭 있어야 할 선하고 야망 없는 인물이었던 맥베스는 늦더라도 어쨌든 왕위에 오를 텐데 참으로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한 인물이어도 결국 악한 인물로 끝나는 그이지만 마냥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연민 또한 느껴지는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