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없음의 과학 - 세계적 사상가 4인의 신의 존재에 대한 탐구
리처드 도킨스 외 지음, 김명주 옮김, 장대익 해제 / 김영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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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 없음의 과학', 제목만으로도 충분히 자극적인 책이다. 이 책은 무신론 혁명을 이끄는 네 명의 과학자 리처드 도킨스, 대니얼 데닛, 샘 해리스, 크리스토퍼 히친스의 신의 존재에 대한 탐구를 담은 책이다. 이 네 학자가 모여 무신론에 대해 나눈 형식 없는, 그러나 깊이 있는 대화를 담았으며, 이를 통해 신에 대한 그들의 사상을 알 수 있는 책이다. 리처드 도킨스는 <만들어진 신>이라는 책으로 무신론에 대한 시동을 이미 걸었으며, 그뿐만 아니라 대니얼 데닛의 <주문을 깨다>, 샘 해리스의 <기독교 국가에 보내는 편지>, 크리스토퍼 히친스의 <신은 위대하지 않다> 등 각자의 여러 권의 책들이 이미 도킨스의 무신론 혁명을 뒷받침하거나, 그들 나름으로 무신론 혁명을 이끌고 있다.


 내가 이 책을 정말 읽어보고 싶었던 이유는, 우선 나 또한 무신론자이며, 성경이 하나의 판타지 소설처럼 느껴지는 사람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아마 많은 공감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해서였다. 이전에 다윈의 진화론과 창조론에 대한 책, 그리고 기독교 신자인 과학자가 보는 성경에 대한 책 등 과학과 종교에 대한 내용을 다룬 책들을 몇 권 읽어보면서 한편으로는 신의 존재를 입증할 수는 없어도, 부정할 수 있는 증거 또한 확실하지 않다는 생각으로 무신론이 극단적이라는 생각 또한 없지 않아 있었다. 종교는 존재의 여부를 떠나서 존중해야 한다는 생각도 들었기 때문이었다. 나에게는 나 자신을 무신론자라고 단정 짓지 않고 더 넓고 깊은 시각과 사고를 갖기 위해 꼭 읽어봐야 할 책이기도 했다.



 크게 4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챕터 1에서는 종교의 오만과 과학의 겸손을 주제로 한 용기 있는 무신론의 지적과 목소리를 담은 리처드 도킨스의 의견이, 챕터 2에서는 용기 있는 목소리로 무신론에 대해 모순이 없음을 이야기하는 대니얼 데닛의 의견이, 챕터 3에서는 무엇을 믿는 데에 있어서 증명이 가능한 타당한 이유가 있어야 함을 이야기하는 샘 해리스의 의견이, 마지막으로 챕터 4에서는 네 학자의 토론을 통해 종교는 결코 감히 건드릴 수 없는 것이 아님을 이야기한다.


 전 세계의 많은 종교인의 비난을 받을 만한 이 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목소리를 낸다는 것 자체에서 우선 굉장히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종교의 유무를 떠나서 이렇게 세계적인 사상가들의 토론을 들을 수 있는 기회도 드물뿐더러, 내가 왜 무신론자인지에 대한 보다 더 주체적일 수 있도록 사고를 확장시켜 주기도 한다. 좋게 읽히지 않겠지만 종교인도 본인의 종교에 대한 신념과 신의 존재의 확고함을 보다 더 뚜렷하게 하기 위해서 이 책을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종교의 본질 자체를 가지고 비판하는 것보다 현재 종교를 믿는 일부 종교인의 태도를 가지고 비판한다는 비난을 받기도 한다. 어찌 보면 일부의 모습으로 전체를 판단하는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이 또한 종교의 모습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무신론이 맞다, 신은 존재한다 등의 주체적인 가치관 형성을 떠나서 이렇게 뚜렷한 사상을 가지고 용기 있는 목소리를 낸다는 자체가 참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고, 앞으로 종교를 가질 생각이 없는, 무언가를 증명하고 뚜렷한 근거가 있는 이론적 사고를 가지고 있는 나는 책을 읽고 나서 무언가 풀린듯한 시원한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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