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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래스카(Alaska) 일주 - 자연 그대로의 자연
이종호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9월
평점 :
품절

여행을 무척이나 좋아해서 올해에도 3개월의 긴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 계획이 특별히 없어도 여행 관련 정보를 스크랩해놓거나 가이드북을 가끔 보지만 여행 에세이는 딱히 좋아하진 않아서 많이 찾아서 읽어보는 편은 아니다. 그렇지만 가고 싶은 곳은 많고, 시간은 없는데 여행이 너무 가고 싶을 때에는 여행 에세이로 대리만족을 하곤 하는데 이번에 읽어본 책은 무려 알래스카 여정을 담은 책이다.
항상 책상 벽에 붙여 놓은 세계 지도를 보면서 갈 곳을 한 곳 한 곳 찾아놓긴 하지만 알래스카는 선뜻 가야겠단 생각은 하지 못했다. 분명 많은 사람이 살고 있고 한식당에 한국인이 운영하는 호텔까지 있는 곳이지만 알래스카는 나에게 마치 무인도 같은, 굉장히 아득한 곳처럼 느껴졌다. 아이슬란드와 위도가 비슷한 곳인데도 아이슬란드는 종종 여행 포스팅을 본 적이 있지만 알래스카 여행 포스팅은 자주 본 적이 없는 것도 그 때문이다. 아득하고 낯선 만큼 천연의 자연 모습이 잘 보존되어 있을 것 같은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더욱 궁금했고, 이 책을 통해서 알래스카에 대한 여행 정보뿐만 아니라 청청한 자연환경과 알래스카에서의 짧은 일상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의 저자는 2010년부터 여행기를 써왔으며, 중국 곤명, 몽골, 시베리아 횡단열차, 베트남 다낭 등의 여행기가 이미 출판되어 있다. 알래스카의 살아 숨 쉬는 자연이 보고 싶었던 저자는 정보가 많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렌터카를 빌려 떠나는 자유여행을 했다. 저자의 이러한 용기 덕분에 이 책을 통해서 간접적으로나마 알래스카를 느낄 수 있었다.
앵커리지부터 시작한 저자의 여행은 여느 에세이처럼 저자의 발자취를 고스란히 이 책에 담았다. 렌터카로 여행했기 때문에 이동한 거리가 마일 단위로 표시되어 있고, 들른 마을마다 그 마을에 대한 역사나 정보, 그리고 가는 곳들에 대해 사진 중간중간에 실려 있는 짧지만 상세한 설명들이 알래스카 곳곳의 다양한 풍경들을 사진을 통해 시각적으로밖에 느낄 수 없는 한계에 조금이나마 위안을 주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간혹 여행 에세이를 읽다 보면 하나하나에 너무 감정을 과하게 싣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어서 거부감이 조금 들었었는데, 이번에 읽은 <알래스카 일주>는 저자의 감정도 감정이지만 이보다 알래스카에 대한 것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어서 참 담백하고 읽기 좋은 여행기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