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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은 없지만 밥은 먹고삽니다
김성환 지음 / SISO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5년간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431일 동안 세계 여행을 하고 돌아와 '글 쓰는 삶'을 선택한 2년 차 프리랜서의 생생한 생존기를 담은 책이다. 퇴사 이후의 삶을 많은 이들의 환상처럼 아름답게만 묘사하지 않았고, 그렇다고 퇴사를 권유하지도 않는 저자의 사실적인 에세이이다. 남들에게 어느 정도 인정받을 수 있는 기업에서 일해왔지만 결국 퇴사를 하게 되었고,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세계 여행을 하고 온 뒤 결국 좋아하는 일을 선택했지만 현실은 생각처럼 그리 녹록하지 않음을 가감 없이 솔직히 말한다.
보통 입사하고 1년이 지나면 '신입'이라는 칭호를 벗어남과 동시에 '퇴사'를 생각하게 된다고 한다. 그리고 3년, 5년, 7년 등 주기적으로 회사 생활과의 권태기가 시작되며, 이를 잘 버티면 다시 오래 다닐 수 있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정년을 채우고 퇴직한다는 자체가 어마어마하게 힘든 것임을 알 수 있다.
지금도 여러 번이나 퇴사를 고민하는 직장인들이 많을 것이고, 누구나 한 번쯤은 시원하게 사직서를 내고 어디론가 떠나는 상상뿐만 아니라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고 싶다는 상상을 해보았을 것이다. 저자는 누구나 한 번쯤은 할 수 있는 상상인 퇴사 후 여행을 실행했고, 그렇게 돌아와서 또 누구나 한 번쯤은 할 수 있는 상상인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 삶을 하고 있다. 말만 들으면 정말 고민 하나 없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만 같지만 저자의 삶은 사실 그렇지 않다. 이는 비단 저자뿐만이 아닐 것이다. 번듯한 직장을 관두고 좋아하는 일을 선택한다는 자체에 꽤 많은 희생이 따르기 때문이다.
여행을 다녀와서 다시 직장을 구하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고, 아무리 예전보다 프리랜서가 많아지고 유튜버, 돈 버는 여행가 등 어딘가에 얽매이지 않은, 꿈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그런 사람들도 나름의 고충과 고난이 있는 법이기 때문이다. 프리랜서는 어디에 속해있지 않음과 동시에 일 또한 계속 들어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뚜렷한 직장이 있다고 말하기도 애매한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이러한 삶을 살면서 저자는 솔직히 자신의 삶이 그리 행복하거나 여유 있다고는 하지 않는다. 행복했다가도 어쨌든 사람이 일하는 이유는 일정한 수입이기 때문에 현실에 직시하게 되면 많은 고민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저자 역시 여행을 하고 돌아와서 기업에 이력서도 내보고 했지만 결국은 저자가 좋아하는 '글 쓰며 사는 삶'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프리랜서로의 삶뿐만 아니라 기타 대인 관계, 취직 준비, 주변 사람들의 직장 생활은 어떠한지 등을 통해 꼭 예비 퇴사자나 퇴사 후 무직인 사람뿐만 아니라 지금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이 읽어봐도 좋을 듯하다. 절대 퇴사를 권유하는 것이 아니며,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은 마음속에 품고 살 퇴사 후 인생에 대한 사실적인 이야기를 들려주기 때문이다. 퇴사를 생각하며 읽다가도 퇴사 생각을 접을 수도 있고, 잘 다니다가도 읽고 나면 퇴사를 결심할 수도 있다. 다 읽고 나니 저자의 한 편의 인생 이야기를 들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