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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 삼바
델핀 쿨랭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세상에 모든 '삼바'들이 '웰컴!' 받기를 바라며.
'다문화(Multiculturism)'라는 개념이 어디서부터 쓰였던 것인지를 생각해보면 미국 밖에는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이민자의 국가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을만큼 미국이라는 나라의 시작이 그러하기 때문이지요. 아마 가까운 예를 꼽아보자면, 점차 다문화 사회가 되어가는 과정 속에서 외국인 근로자 분들을 심심치 않게 보게 된 우리나라의 모습 또한 그 예가 될 수 있겠습니다. 어제 저녁에 외국인 패널들이 등장하여 이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 것을 방송으로 보니 비단 우리나라만의 숙제가 아니었다는 점을 알게되었습니다.
책의 제목은 <웰컴, 삼바>입니다. 그리고 책에는 마치 재가 묻은 듯한 발 두 개와 여권 같은 것이 보색의 대비를 이루는 듯 그려져있습니다.
이 책을 쓴 델핀 쿨랭은 이 작품을 통해 2011년도에 프랑스 랑데르노 문학상을 수상하였습니다.
그녀가 삼바라는 인물을 탄생시킨, 파급력있는 문체가 담긴 이 책에는 과연 어떤 내용이 있는 것일까요?
주인공의 이름은 삼바 시세입니다. 광활한 아프리카 대륙 속에 있는 말리 라는 곳에서 태어나고 자랐습니다. 그러나 막연하게만 꿈꿔왔던 그의 이상향을 좇아 프랑스로 향하게 됩니다. 밀항을 하기도 하고, 뙤약볕 아래를 걸으며 힘겹게 프랑스에 도착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가 프랑스라는 나라에서 오래 있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체류증' (또는 난민증)이었습니다. 그것에 대한 오류를 인지하고 답을 구하려고 들른 경찰청에서 불현듯 수감자의 신세가 되버리고 맙니다.
감옥에 있으면서 알게된 사람 중에 조나스가 있었고, 그의 애인 그라시외즈에게 반하게 됩니다. 벵쇼의 수감 생활을 끝내고 나와보니 그는 더더욱 신분이 위태로워집니다. 한편, 자신의 삼촌인 라무나는 삼바보다 먼저 프랑스 사회에 정착하여 살고 있었습니다. 뒷부분에 나오지만, 그가 프랑스를 꿈꾸고 프랑스로 올 수 밖에 없었던 이유, 그리고 그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마음이 짙게 느껴집니다. 해학적으로 묘사될 수 있지만, 삼바는 삼촌의 일생을 대신 살게 되기도 하고 우연히 다른 사람의 체류증으로 생활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반전까지.
특징적인 것을 짚어보자면, 삼바가 말을 하는 부분이 드물게 있고 상황에 대한 묘사 또는 설명이 그 주라는 데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삼바가 실제로 처하고 있는 책 속에서의 상황인 마냥 독자가 함께 답답하다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삼바와도 같은 사람들이 웰컴받는 세상이 되기 위해 이민자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모두가 잘 사는 사회를 위해서 조금씩 양보하고자 하는 노력이 더해진다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얇지만 우리 시대의 문제를 바른 눈으로 짚어준 작가의 혜안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는 독서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