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 수영 교과서 - 테리 래플린의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1
테리 래플린 지음, 정지현.김지영 옮김 / 보누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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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법을 배운다는 목적으로 수영이라는 운동에 발을 들여놓았던 것이 아마 초등학생 때쯤 이었을 것이다. 물에 몸을 띄우는 것이 어려워 배에 무엇을 묶고, 발이 닿지 않는 수영장 바닥이어서 발차기를 많이 했고, 수영을 하고나면 그날 밤은 발이 저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그 뒤로는 학교에서 하는 체육 활동이 다였다.

 

반면, 나보다도 물에 엄청난 공포감을 가지고 있던 엄마는 그것을 극복할 목적과 함께 체력을 기를 목적으로 시작한 운동이 수영이었다. 현재까지 약 4년 정도의 시간으로 접영, 배영, 평영, 자유영 등의 영법과 턴, 다이빙까지 수영에 관한 모든 것을 마스터하셨다. 그런 엄마가 부럽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자연스레 수영을 배우게 된 것 같다-올해 초 겨울이었다.

 

지금까지의 시간이 1년이라는 시간이 채 지나지도 않았지만, 나는 6개월 여 만에 기초적인 영법들을 모두 마스터했다고 감히 자부해본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 빨리 영법을 익힐 수 있었던 것은, 경력이 많은 엄마로부터 바로바로 잘못된 자세를 교정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고, 그러한 역할을 해주고자 만든 책이 이 책이 된 것 같았다.

 

미국의 국가대표 수영 선수들의 수영 코치인 테리 래플린은 Total Immersion이라고 하며 이를 친절한 사진 자료들과 함께 설명을 해주고 있다. 개인적으로 매긴 이 책에 대한 평점이 낮은 이유는, 아무래도 내가 아마추어의 입장에서 보기 때문이라고 생각해본다. 

 

실제 수영을 하다보면 몸을 가볍게 하는 것만으로도 이것이 모든 영법의 반을 완성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이 책에서는 그것을 '물고기'처럼, 그리고 머리와 다리(엄밀히 말하자면, 허벅지) 쪽에 힘을 주고 상체에는 동체로 삼으라고 한다. 하지만, 자신의 신체를 물에 가벼이 띄우는 것 조차 어려운 사람들은 이러한 느낌을 받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텍스트를 통해 전해지는 물고기 같은 느낌은 수영 강사가 자신의 몸을 띄워주는 것만 못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다 그렇듯, 그리고 내가 영법을 배우는 과정이 그러했듯, 내가 부족한 부분을 즉각 교정을 해주는 사람이 있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애초에 부실하게 만든 기초 공사로 완성된 건물이 오래 유지되지 못하듯, 처음부터 제대로 된 토대를 다지는 것이 좋은 것 같다. 하지만, 교정을 해주는 사람이 없다고 가정을 한다면 책을 통해서 영법에 대한 개괄적인 느낌을 받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모든 영법이 어렵지만, 자유영만 특히 칼라 삽화가 들어간 것도 "왜 나머지 영법들은 흑백으로 처리되었느냐?"는 비판에 답을 해줄 수 있듯.

 

이 글을 읽는 사람들에게 영법에 관한 팁을 준다면,

일차적으로 자신의 몸에 있는 모든 힘을 다 빼고 물에 띄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허벅지로 물을 누르는 것(수영을 하는데, 수면 위에서 물이 심하게 튀거나 뒤에서 자신을 쫓아오는 사람이 자신의 발차기 때문에 앞을 보지 못하면 제대로 수영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영법을 구사하는 본인만 다리에 쥐가 난다며 힘들 뿐이다.)

 

수영은 실로 섬세한 운동이다.

힘으로만 하는 수영은 필연적으로 지구력(오래 영법을 지속하는 능력)이 떨어지게 된다.

물 속에서 어떤 각도로 팔을 뻗는지, 고개의 각도를 어떻게 하는지, 발을 어떻게 구르는 지에 따라 영법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에,

제 아무리 '수영 교과서'라고 한들 수영장에서 자신보다 잘하는 사람, 같은 시간을 해도 다른 사람에 비해 힘이 들어보이지 않는 사람에게 배우는 것이 훨씬 유익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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