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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라는 괴물 - 다시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
권재원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1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교육에 관한 논쟁은 모든 사람들의 늘 뜨거운 관심의 대상이 된다. 그만큼 국민들의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학교'라는 기관의 역할이 실로 막중하다는 것이 반증되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의 교육 경험을 토대로 다양한 분야에 대해 포스팅을 한 글들 중 몇 가지를 추려서 3가지 주제로 엮어 책으로 만들어졌다. 그렇기 때문에, MB정권에서 강조되던 신자유주의를 기조로 그 당시에는 파격적이었던 진보 교육감의 당선 등에 대한 내용이 비중있게 언급되고, 가장 최근의 교육에 대한 이야기로는 세월호를 중심으로 논지 전개가 이루어진다.
<제1장.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에서는 교육에 대한 일반적인 이야기들이 제시된다. 교사라는 직업이 가지는 사회적인 명성과 그들에게 요구하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 지에 대한 교사로서의 심경을 담은 글이 적혀있다. 이 책에 제시된 것은 아니지만, 세월호 사건으로 인해 예비 교사들이 현장에서 "학교 안전 지도사"라고 하는 자격증을 취득하면 승진 점수에 가점이 된다는 기사와 함께 몇 년 뒤에는 학교에 '안전'이라고 하는 교과가 생긴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이렇게 크고 작은 사회적인 이슈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곳이 학교라고 하는 교육기관이니, 그 안에서 이전보다 더 많은 업무를 담당할 선생님들과 그에 따라 교과화 되는 것들을 이수해야할 것이 많은 학생들 간의 입장을 고려해보니 둘 사이의 팽팽한 긴장감이 그려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뿐만이 아니라, 이 책에서는 진로교육에 대한 문제, 수학이라는 교과목이 가지는 사회적인 인정 등등 다양한 주제에 관해 찬성의 입장을 취하기도 하고, 반대의 입장을 취하기도 하며 나름대로의 대안을 제시하기도 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제2장. 학교라는 이름의 괴물>에서는 교권의 추락으로 인해 발생되는 문제점들로, 실제 학교 상황에서 다루어져야 하는 것들에 대해 적고 있다. 꿈이 사라진 사회, 수학여행, 스승의 날, 교무실, 상담, 학교 폭력 등등 학교가 가지는 기능을 생각해보면서, 예비 교사들이 한번 쯤 읽어보면 참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수업을 잘하는 교사가 비교적 많은 인정을 받는다고 생각을 했지만, 막상 이 책을 읽어보면 수업을 잘하면서 학생들의 인성지도도 잘 하고 행정적인 업무를 잘하는, 소위 슈퍼맨(또는 슈퍼우먼)이 되어야 한다니 읽으면서 참으로 갑갑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학교라는 공동체에서도 벌어지는 교육적인 양극화에 대해서도 신랄하게 꼬집는다. 작가는 이러한 입장들을 대변하면서도, 많은 사람들에게 보다 넓은 교육적인 혜택을 이루도록 해야한다는 관점을 따르고 있다.
<제3장. 여전히 뜨거운 감자>라는 부분에서는 자신이 속해 있는 전교조라는 단체에 대한 비판을 서슴지 않는다. 그만큼 그가 속한 조직에 애착을 가지고 있었으리라는 것이 글에서도 묻어져 나온다. 이로 인해 내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전교조라는 단체에 대한 생각이 바뀌려는가 싶더니 책이 끝나버렸다는 아쉬움이 조금 남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 책이 전체적으로 학교라는 큰 조직 사회에서 일어나는 선생님들 간의 경쟁과 학생들 간의 경쟁, 그리고 선생님과 학생 사이의 갈등 등에 대한 새로운 견해들을 많이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학교는 단순히 지식을 주입하는 곳이 아니다. 학생들의 진로를 위해 늘 고민하고, 현장에서 다양한 수요자(학부모, 학생, 지역사회 등등)의 요구를 충족시켜야 하는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각종 사회적인 이슈에 민감할 수 밖에 없고, 교육에 관한 정책이 장관마다 달라진다고 하여도 그를 따를 수 밖에 없는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교사라는 직업이 학생들을 가르치는 만큼, 교사의 전문성(이 책에서는 교사의 전문성을 주장하는 것이 최근의 관점에서는 잘못된 것이라고 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이 신장될 수 있도록 더 실효성 있는 좋은 교육 정책들이 많이 개발되고, 현장의 요구들을 충족시켜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 들었다. 아마,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 부모님 세대의 교육과 내가 받았던 교육이 그렇게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생각에 아주 많이 답답해진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