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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해석의 공간 ㅣ 마루벌의 그림책 이론서
이성엽 지음 / 마루벌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우리는 참으로 많은 것을 봅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몇 시인지 확인하고자 시계를 보고, 세수를 하면서 거울을 보고, 인사를 나누고자 가족들의 얼굴을 보고, 집 밖을 나서 마주한 엘리베이터의 ‘내림’ 버튼을 보고 누릅니다.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일상 속에서도, 따져보면 눈을 필요로 하는 일이 정말 많습니다.
이는 책도 그럴 것 같습니다. 입소문을 타야 책도 팔리겠지만, 우선적으로 책의 겉표지 또한 구매욕을 자극하기에는 더없이 충분한 요소일 것 같네요.
책을 읽는 다양한 독자층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아이들이 읽는 책에는 크게 만화책, 동화책, 그림책, 또는 그 외 장르의 책들이 있습니다. 간략히 설명해보자면, 만화책은 제한된 컷 안에 말풍선으로 사람들 간의 대화가 이루어지는 책이고, 동화책은 그림이 글의 내용을 뒷받침하기 위한 수단이 됩니다. 한편, 그림책은 말 그대로 글 보다는 그림이 위주로 이루어지지만, 그림에 대해서 문장을 간략히 서술하고 있기 때문에, 그림과 글의 비중이 실로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 중에서도, 오늘 만나본 이 책은 그림책(Picture book)에 대한 해석을 7장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아이코노텍스트(Iconotext)는 글과 이미지가 불가분의 관계로 맺어진 질적으로 균형을 이룬다는 의미의 신조어이다.(p15-17, 수정 발췌) 그림책에서 이루어지는 글 텍스트는, 누군가가 읽어주는 글을 들을 때도 있고(소리 내어 읽기, p29), 조금 더 예술적인 글쓰기를 보여주고자 ‘타이포그래피’를 사용하기도 한다(p35, 수정 발췌).
그러므로 우리 독자들은, 책의 표지에서 어떤 무언의 메시지를 느끼고 그 속에 담긴 요소를 생각하며(3장), 책의 편집 상태의 미묘한 변화에도 예민해야만 한다(4장). 왜냐하면, 그림책의 경우 다양한 작가들에 의해 각색이 되고, 내용 변화에 따라 표지를 제각기 다르게 꾸며내기 때문이다(5장 수정 발췌). 이러한 단계를 거치면, 그림책을 읽는 독자들은 ‘글과 그림의 자유롭게 변주(6장 제목)’를 즐기며, 책의 판형과 페이지 등등도 ‘주변 텍스트(7장 제목)’라는 이름으로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
위에 각 장에 대해 간략하게 문단으로 정리해보았습니다. 정말 이 책을 읽어낸 사람이라면, 그림책 한 권을 오롯이 이해하기 위한 토대가 되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잘 쓰여진 책입니다. 그림책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요소들만을 알짜배기로 모아낸 책이고, 두께가 얇아서 그림책에 대해 지식이 전무하다시피한 사람도 더욱이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일 것 같습니다.
다만, 저작권 때문인지, 예시를 들어 설명하는 그림책에 대해 같이 동감하며 이해를 할 수가 없다는 점이 가장 아쉬웠습니다만, 이 책을 통해 그림책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면 그걸로 뿌듯할 것 같네요.
저 또한 이 책을 읽으면서 일반 서적들을 읽을 때에도 이러한 요소들을 고려하여 잘 이해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뿐만 아니라, 국내 그림책 관련 작가들의 책을 찾아 읽어보고 싶어졌습니다.
직접 그 인형들을 만들어 사진을 찍어 극진한 정성을 담아내는 작가도 있고, 한국의 전통적인 채색도구를 사용하는 작가도 있으며, 말하고자 하는 바를 추상적으로 담아내어 오히려 어른들을 주 독서층으로 삼는 작가도 있다는 것을 알기에, 이 책을 읽은 독후 활동으로는 더없이 제격인 독후활동이라 감히 추천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