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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너머 ㅣ 1318 그림책 2
이소영 글.그림 / 글로연 / 201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 주변에는 어쩌면 모 아니면 도로 생긴 것이 많다. +가 있으면 -가 있고, 해가 있으면 달이 있으며,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듯이.
그림자너머라는 제목에서 내가 유추해볼 수 있는 것이 과연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준 책이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이 책이 청소년만을 위한 도서인가 싶을 정도로 그 내용이 함축적이고 철학적이며 많은 깨달음을 준다.
첫 장부터 한 4장 쯤까지 넘겼을까?
계속해서 머리를 얹어 맞은 기분이 들었다. 이것이 우리네 어른들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은 삶의 묘사에서도 쿵.
수많은 사람들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도 모르는 그들의 목적지를,
남들이 다 하는 책상 앞에 앉아있는 상황을,
정작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모르는 아이러니를.
위의 상황 속에서 고심을 하고 있던 머리는 자신이 마주보던 벽에 생긴 팔다리가 온전하게 '그림자 화'된 그림자를 보며,
자신의 그림자 속 '마음의 세계'에 호기심을 가지고 그 안에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나 또한 '나'와 함께 내 마음을 이해하고 싶었다.
마음 속에는 정말 다양한 마음들이 많았다.
원하는 것을 다 가질 수 있는 마음
손해보지 않고 빨리 갈 수 있는 마음
상처를 받지 않으려는 단단한 마음
너 없이는 허전해서 살 수 없는 마음
다이어트, 빨리, 대학, 성공, 해야돼, 목표, 사랑 등으로 표현된, 우리로 하여금 더 열심히 살게 하는 마음
이 마음 모두는 '나'와 떨어질 수 없는 삶의 굴레를 닮았지만, 그 마음들을 벗어나게 된 '나'는 내 그림자에서 보았던 빛을 따라 가게 된다.
예전의 우린 같은 곳에서 함께 세상을 바라봤어.
언제부턴가 너의 커지는 생각이 나를 작아지게 했지.
커진 네 그림자 속에서 내 빛도 점점 희미해졌어.
그리고 마침내, 있는 그대로의 나를 존중하고 아끼는 마음을 가지게 된 '나'가 있다.
실존주의 철학의 뿌리는 '만남'에 두고 있다. 다만, 이 책에서는 나와 너의 만남이 아닌, 나와 '나'와의 만남을 통해 진정한 자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다른 사람의 줏대에 흔들리지 않는. 심전경작(心田耕作; '마음의 밭을 갈다'의 사자성어)의 태도를 가져야하지 않을까 싶다. 작가의 노력이 묻어나는 이 책 한 권의 이야기들과, 그 제작 과정에 대한 안내가 인상적이었으며, 참 소중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