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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트의 교육사상 ㅣ 배영사 교육신서 132
임마누엘 칸트 / 배영사 / 198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이 땅에 태어나 의무교육 법률에 의거하여 초등학교 과정을 마쳤다. 그 후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을 보내고, 대학교에 진학했다. 대학 진학 후 좀 더 전문적인 지식습득을 위하여 전공 공부에 매진하고 있다. 이것이 그 동안 내가 받아 온 교육과정이며 그 과정은 아직도 현재진형이고, 내가 전문직에 종사하는 한 영원히 현재진행형일 것이다. 이러한 것들은 나 한사람만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거의 모든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받게 될 교육과정이며,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에 이르는 진학체계는 대한민국에서 하나의 정형화된 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교육은 비단 이렇듯 외형적인 형태의 것이 전부가 아니다. 난 부모님과 나, 그리고 남동생 이렇게 5인 가정에 태어나 가족이라는 집단에 소속되었다. 그 안에서 난 사랑과 존경, 예의를 배웠으며 행복을 배웠다. 8살이 되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가족이 아닌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넓혀 가는 법을 배웠으며 중학교, 고등학교, 그리고 현재의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대인관계 형성에 대한 교육은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내가 진정한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되면, 학창시절 내가 경험하고 교육받은 모든 과정들은 탄탄한 밑거름이 되어 나의 사회진출을 돕게 될 것이다.
교육은 이렇게 어느 한 가지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책을 읽고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교육이고, 연장자의 말씀을 구하는 것 또한 교육이며,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느끼고 깨닫는 것 역시 교육이다. 내가 세상과 마주할 때, 그로 인해 발생하는 관계에서 무엇인가를 얻게 되었다면, 그것이 곧 교육인 것이다.
'칸트의 교육사상'속에서 칸트는 교육을 좀더 체계적으로 구분하고 있었다. 내가 막연히 세상과의 모든 관계를 교육이라 정의할 때, 그는 나의 종합적인 정의를 세분하여 하나하나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의 모든 설명들은 그가 첫 장에 논한 한마디로 응집된다. ‘인간은 교육을 필요로 하는 유일한 존재이다.’ 라는 전제 속에 ‘인간은 오직 교육에 의해서만 인간이 될 수 있다.’고 하였다. 저 단 한 문장 속에 인간으로 태어나 왜 교육을 받아야 하는지를 모두 설명해주고 있는 것이다.
인간은 오직 교육에 의해서만 진정한 인간으로 태어나는 법. 교육의 당위성을 이보다 더 분명하게 나타낼 수 있는 말은 없을 것이다. 사람으로 태어나 교육을 받지 못하여 단지 본능적 욕구에만 집착하게 된다면, 그것은 단지 ‘사람’일뿐 진정한 의미로서의 ‘인간’은 아닌 것이다.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에게도 마땅히 배우고 지켜야 할 도리는 있는 것이다. 물론 그것들을 스스로 터득할 수도 있지만, 어떠한 자습에도 분명 한계는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 한계점을 ‘교육’이라는 인위적 수단으로 보충하는 것이다.
칸트의 책을 읽으면서 교육서를 읽는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교육이란 무엇이며 그것들을 어떻게 가르치는지에 대해 일목요연하게 설명하고 있는 글. 어찌 보면 장차 교육자가 될 사람들에게는 꼭 필요한 글이지만, 일반인들에게는 그저 교양서로 읽기에는 자칫 무거운 주제가 될 수도 있을 그런 책. 하지만 교육이라는 것이 오직 ‘가르치는 사람’에게만 국한된 몫이 아니기에 이 책은 두고두고 나의 영역 안에 머무를 것이다.
지금은 내가 이렇게 책을 읽고, 다른 사람과 부딪히며 배워가고 있지만, 아니 앞으로도 영원히 그럴 것이다. 그러나 어느 날인가 나도 한 사람의 배우자가 되고 누군가의 엄마가 되었을 때, 난 ‘어머니’로서 ‘자식’에게 올바른 길을 ‘가르쳐야 하는 사람’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곧 미래를 위한 투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