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정조 때 백탑파의 한 사람이었던 이덕무의 이야기다. 얼마전에 읽은 <방각본 살인사건>에서도 언급되었듯이, 서자로써의 삶이 얼마나 비참하고 암담한지를 다시 한 번 알려주고 있다. 양반으로도 살수 없고, 상인으로서도 살 수 없고, 양반의 서자이기 때문에 함부로 나설 수도 없고,,, 기본적인 의식주조차 해결하기 어려운 , 남루한 선비의 삶이란 일부러 청빈하려 하지 않아도 청빈하게 되어 버린다. 칼바람 부는 추운 겨울밤, 서책을 올려놓은 홑이불을 덮고 자고, 등불에 쓸 기름을 아끼느라 햇살이 드는 쪽으로 책상을 옮겨 책을 읽는 모습이란... 백탑파 대부분이 서자여서였을까~ 어려운 서로의 처지를 감싸는 아름다운 동행이 그의 노년에도 계속 이어진다. 이덕무와 백탑파 벗들과 정조... 모두 책만 보는 바보들이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