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우리 가족
한성옥 지음 / 문학동네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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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얇고 단순한 그림책이다. 내용도 그리 어려울 것은 없다. 화목해 보이는 가족이 보통 평범한 가족처럼 미술관으로 나들이를 갔다 오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중간에 마트에 들리자고 하는 엄마, 마트에서 미리 줄을 서있는 아빠와 딸, 그리고 허겁지겁 장을 봐 달려오는 엄마의 모습도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이라 친근감이 느껴진다.  나들이를 잘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잠이 든 엄마와 아이의 모습도 그렇고. 근데 내가 볼 때 좀 거슬리게 있는데 나만의 생각일지도 모르겠다. 첫째, 책을 펼치면 속지에 뻥이라고 크게 써있다. 단란한 가족의 모습이 뻥이라는 것인지, 놀러갔다 왔다는 것이 뻥이라는 것인지,  이제 가족의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뜻인지 잘 모르겠다. 또한 나들이를 마친 가족이 차를 주차할 때 장애인 자리에 차를 세우는데 이 가족의 차 앞에는 장애인 스티커가 붙어 있지도 않았고, 가족들 중 장애인이 있어 보이지도 않는다.  물론 늦은 시간이고 장애인 자리이지만 주차할 자리가 없으면 주차할 수도 있다. 그러나 굳이 주차장 그림에서 장애인 표시를 해 놓은 자리에 차를 세운 까닭은 무엇일까? 이 가족들이 살고 있는  동네 사람들이 양심적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을까?  책을 읽고도 좀 찜찜한 구석이 남아 있는 책이라 기억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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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 어린이 사이트에 가서 보고 왔어요.

 

“어이구, 내 새끼~ 누가 우리 애 기를 죽여!”

햇볕 따뜻한 어느 봄날 아침, 가족을 끔찍이 챙기는 소연이 엄마가 바지런을 떨고 있다. 오늘은 소연이네 가족이 봄나들이 가는 날이다. 그런데 아뿔싸! 왜 항상 집 밖에 나와야만 빠트린 물건이 생각나는지, 소연이 엄마는 핸드폰을 챙기러 다시 집 안으로 들어간다. 밑에서 누가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건 말건, 소연이는 엘리베이터 버튼을 꾸욱〜 누르고 있다. 중간에 들른 마트에서는 소연이가 미리 계산대에 서서 뒤에 줄지어 선 사람들은 아랑곳없이 물건을 고르는 엄마를 기다리고 있다.
아빠 또한 불법 U턴에, 속도위반에, 운전 중 전화통화까지. 아빠가 핸드폰 너머의 상대에게 던진 한 마디는 "고속도로라서 괜찮아, 통화해도 돼." 속도위반 단속 카메라의 허를 꿰뚫고 있고, 전화 통화 단속의 사각지대인 고속도로를 교묘히 이용하는 걸 봐서, 아빠에게 이 정도의 불법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듯하다. 그리고 미술관에서, 극장에서, 식당에서…… 행복한 가족의 상큼한 봄나들이는 하루 종일 민폐를 끼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오직 우리 가족의 행복만이 절대선이며 빛나는 가치인 듯, 이들은 '남'과 '이웃'에 대해서는 눈과 귀를 꼭꼭 닫고 아무것도 보지 않고, 듣지 않으려고 작정한 듯하다. 타자를 향한 이해와 배려로 가는 길은 이들 가족에겐 험한 성지 순례의 길처럼 요원한 일일지. 하지만 누가 이들을 가족 이기주의라고 손가락질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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