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그 상식을 뒤엎는 역사
쓰지하라 야스오 지음, 이정환 옮김 / 창해 / 2002년 9월
평점 :
절판


사람들의 역사란 참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사람의 생각이란 고정 관념을 벗어나기가 참 어렵다는 생각도 하게 된다. 유럽인들이 손으로 음식을 집어먹는 습관은 18세기까지 계속 되었고,  예의와 매너가 갖추어지는 동안에도 교육에 엄격한 부유층은 약손가락과 새끼손가락을 제외한 세 개의 손가락으로 음식을 집어 먹는 것이 기품 있는 식사 방법이었고, 두 손을 사용해 음식을 먹는 것은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천한 행동이라고 여겼다고 한다.  1530년대 씌어지 매너에 관한 서적에도

"중요한 자리에서는 반드시 세 개의 손가락만 사용해 음식을 먹어야 하며 다섯 개의 손가락을 모두 사용해서는 안된다. 손가락을 어떻게 사용하는가 보면 상류계급인지 아닌지 알 수 있다."고 나와 있다고 하니 과연 그런 서양 사람들이 다른 문명을 비판할 자격이 있는 것인지, 자기들 마음대로 우월감을 가져도 되는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밥을 먹기 전에 손을 씻는 자기들은 문명인이고 두 개의 기다란 막대기를 사용하는 일본인들은 손을 씻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하니 참 어이가 없다.

여러가지 요리들이 발달하게 된 과정, 각 나라의 풍습과 음식, 음식의 역사에 대해서 알려주고 있어서 고맙게 읽은 책이다. 영화를 보다 보면 중세 유럽의 잔치상에 통구이 요리가 올라와 있는 것을 보게 되는데, 먹을 것이 많고, 화통한 성격이라 그렇게 먹은 것이 아니라 요리 기술이 없어서 그렇게 밖에 먹을 수 없었다는 것을 알고는 웃지 않을 수 없었다. 과연 인간의 문명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느끼게 해주는 책이라 고맙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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