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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좀 달라도 괜찮아 ㅣ 그림책 도서관 24
캐스린 케이브 지음, 문성원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6년 5월
평점 :
절판
학교다닐 때 부터 난 립싱크 걸이었다. 조회 시간에나 음악 시간에 모든 아이들이 똑같은 노래를 부르는 것이 싫어서 립싱크를 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절대 다른 사람들과 함께 똑같은 노래를 부르거나, 대답을 하지 않는다. 남들이 보면 똥고집이냐고 하겠지만 왜 그렇게 그런게 싫었는지 모른다. 언젠가 TV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가장 황당했던 일에 대해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는데 "나랑 똑같은 자켓을 입은 여자가 나와 마주친 순간 그 옷을 벗어 쓰레기통에 버리더라"는 말이 있었다.
남과는 좀 다른 것을 추구하던 사람들이 많았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똑같은 사람을 좋아하고, 똑같은 옷을 입고, 똑같은 문화를 즐기며 살고 있다. 오히려 지금은 나와 좀 다르거나 튀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TV에서도 비슷비슷하게 생긴 연예인들이 많은 것을 보면 무난하다는 것이 평범한 것이고 평범한 것이 진리인가 싶어 적응이 안 될 때도 있다. 학교에서도 평범한 아이들이 왕따를 당하는 경우보다 남보다 좀 뛰어나거나 약간은 다른 성향을 가진 아이들이 왕따를 당하는 경우가 많은 모양이다. 나랑 엇비슷해야지 나보다 잘난 꼴도 못보고 나보다 못난 꼴도 싫다는 것인지 원...
누구나 나를 좋아할 수는 없다.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이라는 소리를 듣고 살려면 그날부터 '나'는 죽고 없어지는 것이다. 그냥 나 생긴대로, 내 성격대로 살며 내 인생 내가 사는 것이고, 남에게 피해를 안 주면 되는 것인데 왜 이렇게 세상 살기가 복잡한 것인지...
초등학교 6학년 도덕 문제를 풀다 보니, "나의 인생이 왜 소중한가?"라는 물음이 있었다. 문제지에서 제시한 정답은 "한번 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나와 있다. 이 책의 주인공 다름이... 남과 똑같이 살아보려고 애썼지만 그게 그리 쉬운게 아니다. 잠시 얼마동안은 나를 죽이고 남을 높이고 살 수 있다. 그러나 한계는 금방 온다. 이 책의 주인공 다름이는 자기처럼 독특한 남과 또 다른 친구들을 만나서 외로움을 극복했지만 그런 친구 찾기도 쉽지 않고, 몹시 공격적인 사람의 표현으로 '똑같은 것들끼리 논다"는 말도 들을 수 있는 것이다. 다름이가 내 마음을 알아 주는, 나와 비슷한 친구를 만난 것은 다행이지만, 친구가 없이도 "나는 나니까", "나는 소중하니까"라는 마음으로 살아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