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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의 시대 2
김하인 지음 / 예담 / 2006년 2월
평점 :
김하인 님의 작품을 읽다보면 누군가의 죽음을 통해 사랑을 승화시키는 것 같아서 불만이었는데 이 작품은 좀 다르다. 해피앤딩으로 끝나서 고맙게 읽었다. 시각 장애를 가진 여주인공이 사회의 정의를 부르짖는 데모대의 선봉장인 남자 주인공보다 더 강하게 느껴진다. 대전 맹아 학교 선생님이라는 여주인공의 직업이 눈길을 끈다. 나도 대전에 살고 있기에 이 주인공이 실제 인물인지 더 궁금해진다. 김하인식 결말이 아니라 해피앤딩으로 끝나서 고맙게 읽기는 했지만 중간 중간에 여주인공이 시각 장애인이라는 것을 잠깐 간과하셨는지 너무 섬세한 표현을 쓰고 있어서 눈에 거슬리기는 했다. 분신 자살을 시도한 남자 주인공을 보러 여주인공이 병원으로 갔을 때 여주인공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남자의 누나가 소리를 지르며 냉대를 할 때 "사람들 눈이 일제히 내게로 쏠렸다"라는 표현을 썼는데 느낌만으로는 알 수 없는 거다. 눈으로 본 것 처럼 써놓고 있어서 그리 좋게 느껴지지 않았다. 푸른 즙과 같은 슬픔이라는 표현도 있는데 아무 것도 먹은 것이 없어도 토할 때 사람 위액을 눈으로 본 경우, 이런 것이 사람 몸 속에 있었구나 싶을 때 더 신비한 것이지 푸른 즙이라는 느낌을 여주인공이 어떻게 느낌으로 알 수 있는지 그것도 좀 의문이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문학적 허용도 있다고 생각해야 하지만 철저하게 여주인공의 입장이 되었더라면 그런 작은 거슬림이 없었을 것 같아서 좀 아쉽다.